KIST 기술정책연구소

KIST 본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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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부원장으로 취임하신지 벌써 곧 1년이 됩니다. IBS 첫 부원장으로서 1년은 어떠셨는지요?


예 우선 제가 2012, 13년에 2대 소장으로 함께 일했던 TePRI에서 인터뷰를 위해 찾아주시니 반갑고 큰 영광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제가 IBS의 부원장 임기를 시작한 게 작년 11월 초였으니,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네요. IBS에서는 작년에 효율적인 행정시스템 운영을 위해 부원장직을 신설했습니다. IBS 조직도를 보시면 원장 아래 서른 개의 연구단이 있고, 부원장 아래 모든 행정조직이 소속되어 있어서, 부원장이 행정을 총괄하는 역할입니다.


부원장제도의 취지에 따라 저는 지난 1년간 IBS의 행정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KIST에서의 행정경험이 많은 저에게 부원장직을 맡긴 이유이기도 하지요.


IBS는 길지 않은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젊은 조직입니다. 연구조직뿐만 아니라 행정조직도 말이죠. KIST에 비해 5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 구성원들의 연령대가 젊습니다. 조직구성원의 대부분은 저보다 젊어서 제가 최연장이다시피 하지요. (웃음). 부원장직 인터뷰를 할 때 제가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젊은 사람들과 한 번 일해보고 싶다”고요. 아직 경험은 적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사람들이 모인 조직에서 틀을 잡아가는 단계에서 내가 기여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예상했던 것처럼 IBS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부원장직을 맡고 얼마 동안은 아주 어려운 숙제를 받은 듯 부담이 크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다들 이제 배워가는 중이고, 모두 같이 일궈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죠. 걸음마를 막 떼고 힘찬 걸음을 시작하는 연구소의 성장기를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참 보람차다는 생각을 합니다.



IBS는 본원 뿐만 아니라 30개의 자율적 연구단과 외부 연구단 등으로 구성된 독특한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분산된 형태의 조직을 운영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 부원장님께서 이런 연구원 운영에 있어서 특히 역점을 두셨던 부분이 있을까요?


연구원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솔직한 대답이겠네요. (웃음). 서른 개의 연구단은 크게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눠집니다. 우선 본원연구단, 즉 연구단장 및 구성원들이 IBS 소속직원으로 구성되는 연구단이 있고, KAIST, GIST, DGIST, UNIST, POSTECH 5개의 특성화대학의 교수님들이 연구단장을 맡는 캠퍼스 연구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연대, 고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부산대의 교수님들이 연구단장으로 구성원 모두 해당 대학 소속으로 운영되는 외부연구단이 있습니다. 현재 본부 연구단 9개, 캠퍼스연구단 12개, 외부연구단 9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연구인력은 1,900명 정도 됩니다.


이렇듯 전체 규모도 작지 않은데다 워낙 다양한 분야와 성격의 연구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연구를 지원하는 행정부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현재 이 서른 개의 연구단에 행정지원인력이 분산배치되어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그래서 공통성이 있는 연구단을 묶어서 연구지원팀을 배치하면 훨씬 만족스럽고 효율적인 행정서비스가 될 것이라 생각하여 이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IBS는 또한 지속적으로 ‘젊은 연구단’과 ‘연구단의 클러스터화’를 강조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IBS는 비교적 젊은 조직입니다. IBS는 설립 초기와는 달리 현재는 채용에 있어서 연구자의 연구수월성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또한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어요. 잠재력이 큰 젊은 연구자를 부연구단장이나 CI(Chief Investigator), YSF(Young Scientist Fellowship) 제도 등을 통해 선발하고, 이후 역량이 검증된 분들이 연구단장으로 발전하여 연구단을 이끌도록 하고자 합니다. 뛰어난 젊은 연구자들이 발전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주고 글로벌 수준의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키워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연구단의 클러스터화(化)는 앞서 말씀드린 행정효율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으로, 본원 연구단과 캠퍼스 연구단을 분야별로 클러스터화 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보자는 계획입니다. 우수한 연구진들이 클러스터로 묶여서 함께 연구하면 연구 시설장비를 공유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연구지원 행정 측면에서도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고요. 예를 들어, 국제교류가 많고 중요한 이론연구 분야는 국제행사, 해외출장 등의 지원을 강화하고, 실험을 많이 하는 분야는 연구 장비 구매와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접근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연구단 클러스터는 금년에 본원연구단을 시작으로 해서 현재 공사 중인 KAIST와 POSTECH의 캠퍼스연구단 연구동이 완성되는 대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2011년 11월 설립된 IBS는 이제 열돌을 앞두고 있습니다. 설립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부원장님이 보시기에 IBS에게 지난 10년은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지난 10년 동안 IBS는 정말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16년 네이처(Nature)지에서는 IBS를 빠르게 성장하는 라이징스타(Rising Star) 연구소들 중에서 세계 11위로 선정했고, 2020년에는 ‘네이처 인덱스(Nature Index) 2020 한국 특집호’를 발행하면서 국내에서 5년간 가장 크게 성장한 기관으로 소개하기도 했지요. 설립 당시 우리 목표는 10년 내 글로벌 국가연구소 분야별 랭킹 20위 진입이었는데, 이미 그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정말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짧다면 짧은 10년의 시간동안 이렇게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IBS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10년을 ‘성장통을 겪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기초과학 생태계 기반이 전무한 상태에서, 응용과학/기술에 중심을 두고 있는 타 출연(연)들과는 달리 기초과학을 표방하는 IBS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헤쳐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무척 많았습니다. 설립 초기부터 연구비 규모와 운영에서 일부 오해가 있기도 했고, ‘기초과학’의 태생적인 특성인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한 이유로 생기는 어려움도 있었고요.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많은 분들이 IBS의 존재와 성과를 알아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앞으로 더 잘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부원장님께서는 IBS에 합류하시기 직전까지 무려 27년간 KIST의 자랑스러운 연구자이자 리더로 함께해주셨습니다. 연구뿐만 아니라 기술사업화, 사업기획, 정책수립 등 행정부문에서도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계시는데요. 이러한 KIST에서의 경험이 IBS의 행정부문 총괄자로서의 역할을 하시는 데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말씀듣고 돌이켜보니 제가 KIST에서 연구뿐만 아니라 지능시스템연구본부장, 기술사업본부장, 기술정책연구소장, 연구기획조정본부장, 융합연구정책센터소장, 강릉분원장 등 여러 보직을 수행했네요. (웃음). 그 기간동안 KIST 안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밖에서 보니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KIST에는 역사성과 전통, 그리고 독특한 조직문화가 있지요. KIST인들이 공유하는 자긍심과 문화가 있는데, 이들이 조직에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KIST 연구자들이 알게 모르게 ‘국가를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점과 행정부서에서도 작게는 우리 기관, 나아가서는 출연(연) 전체를 생각하게 되는 조직 문화는 매우 독특한 것으로 보입니다. KIST가 최초의 출연연구소로서 우리나라의 발전에 기여한 자부심이 고유의 문화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50여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축적된 역량 때문에 KIST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여기서는 놀라운 일처럼 여겨졌던 경험들도 있었습니다. IBS도 앞으로 시간이 흐르며 경험이 축적되어 IBS의 문화가 만들어지면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성장의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커다란 보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세간의 화제였던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바이러스연)가 IBS 내에 설립되어 지난 7월 공식적으로 출범하였습니다. 성공적인 바이러스연의 출범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IBS의 지원 계획이 궁금합니다.


바이러스연은 기존 IBS 연구단들과는 그 시작의 이유와 과정이 다릅니다. 기존 연구단들은 훌륭한 연구단장을 선발하여 연구단장의 연구주제를 수행하는 bottom-up 방식으로 구성되었는데요, 바이러스연은 국가 사회적인 수요에 의해 연구분야가 결정되어 연구소를 탄생시킨 top-down 방식으로 시작되었죠.


감염병 연구는 중대한 국가적 현안 대응에 필요한 연구라는 점에서 예외적이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이 국가적 재난이나 위기 상황에서 기초과학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빛내리 단장이 이끄는 RNA 연구단에서 코로나19 발발 이후 단기간에 COVID-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팬데믹 사태 훨씬 이전부터 RNA 연구단이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해왔을 뿐만 아니라 IBS 연구단을 이끌며 바이러스 면역학 및 생물정보학 전공 연구진과 협력관계가 구축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기초과학이 국가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귀중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러스연은 국가적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해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국가 전략 연구거점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IBS에서는 우수한 리더를 발굴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워낙 좁은 분야여서 인재 pool이 크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훌륭한 인재들을 모실 수가 있었고, 이분들이 연구를 수행하실 수 있도록 연구인력과 설비·장비 등 연구인프라를 구성하는데 적극 행정적인 지원을 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IBS의 다음 10년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IBS의 비전과 방향, 기초과학 연구소로서 IBS만이 해낼 수 있고 해내야만 하는 역할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IBS는 ‘사람 중심 연구’를 표방하는 연구기관입니다. 기존의 출연(연)들과는 다르게 기관의 목표와 미션에 맞게 연구자를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분야든 간에 뛰어난 연구자, 즉 ‘사람’을 먼저 뽑고 나서 연구주제를 설정한다는 뜻입니다. 분야에 상관없이 제일 잘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데려와서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게 하자, 그래서 그 과정에서 세계적인 성과가 나오게 하자는 것이 IBS의 철학이지요. 물론 바이러스연처럼 시대적 요구에 따른 연구주제 선정 사례도 있지만, 기초과학을 분야에 관계없이 발전시켜 인류의 과학지식의 지평을 넓혀간다는 IBS의 미션 달성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IBS에서는 기초과학 특성상 장기간에 걸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당장의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연구자를 믿고 5년 이상씩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해줘야 하는 것이지요.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시간(Time)과 신뢰(Trust)의 ‘2T’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출연(연) 운영 환경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IBS에서는 ‘2T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IBS는 다행스럽게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정부에 보고하고 정부는 시행에 필요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비교적 긴 호흡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된 법적 근거에 따라 우리나라 기초과학을 발전시켜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 셈이지요. 50여년 전에 KIST가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산업기술의 연구개발을 위해 탄생하였다면, IBS는 발전된 우리나라에서 기초과학 연구수행으로 새로운 과학지식의 발견을 위한 막중한 임무를 위해 설립된 기관인 만큼 꾸준히 그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연구하는 KIST와 IBS의 연구자들에게 응원과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KIST와 IBS가 공통적으로 앞세우는 가치가 있습니다. 두 기관에 모두 주어진 ‘국가적 사명’이라는 것입니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숙제이기는 하지만 기관의 구성원으로서 기관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를 이루어 성과를 얻어내야 합니다. 두 기관의 연구자분들 모두 훌륭한 역량을 갖추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분들이어서 저는 마음이 든든합니다.


대나무 중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모죽(毛竹)은 씨를 뿌리고 5년을 기다려야 싹이 난다고 하지요.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아무리 물을 주고 가꾸어도 소식이 없다가 5년째 4월이 되면 갑자기 쑥쑥 하루에 수십 센티미터씩 자라나 단숨에 30m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우리 과학기술 연구자들도 5년을 준비하는 모죽처럼 끈기와 긴 안목을 가지고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셔서 어느날 괄목상대 하여야 할 만큼 큰 키의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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