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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후변화센터 제5대 이사장으로 취임하신 지 1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1월 13일에 취임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취임하자마자 코로나 감염병이 발생해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센터에서 계획했던 1년의 활동들을 온라인 또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전환해서 모두 잘 추진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서울 사무국과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 16명 모두 당황하고 놀라운 시간을 보냈을 텐데 건강하게 어려운 시기를 잘 적응하고 극복해 주어서 지금은 너무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감염병으로 인해 온라인상으로 일을 많이 추진하다 보니 더 바쁘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국제행사의 경우에는 외국과 한국의 시간 차이로 인해 한밤중에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났는데요. 작년 개최된 G20의 Science 20 정상회의에서는 ‘Women in Science’ 라는 프로그램에 한국 대표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총장과 Nature 저널의 영국 편집장을 비롯하여 브라질, 호주, 일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여성들이 모여 토론을 하였습니다. 그러자니 한국 시간으로 밤 9시부터 세미나를 진행했던 일들도 있었죠.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이 밤늦은 시간까지도 온라인상으로 만나다 보니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중점적으로 추진하셨던 일과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으신지요?


저희 기후변화센터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기후변화 리더십 아카데미’라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1년에 한 번씩 진행을 하는데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한차례 연기를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기후변화센터 설립자이신 전 고건 전 국무총리께서 SARS 발병 때의 경험과 방역수칙에 관한 노하우를 가지고 계셔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3월 시작을 약 2개월 정도 늦춰서 추진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정말 놀랍게도 5월에 코로나 감염병 확산이 잠깐 줄어들었습니다. 고건 총리님의 아주 정확한 판단력이셨죠. 교육 시작 후 모두가 안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말 매일같이 기도했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8주 동안 감염병 확산없이 무사히 잘 끝마칠 수 있었죠.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매우 뿌듯했던 활동이 있습니다. 작년 9월 7일 제1회 세계 푸른 하늘의 날을 맞아 글로벌녹색성장기구(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이하 GGGI)와 함께 ‘푸른 하늘과 2050 순배출 제로 캠페인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한 일입니다. 세계 푸른 하늘의 날은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께서 UN총회에서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의지를 집결하기 위해 기념일을 제안하여 지정한 것인데요. 국민들에게 세계 푸른 하늘의 날을 알리고 대기오염과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캠페인을 열게 되었습니다. 폐비닐로 화분을 제작하여 자원 재활용을 통한 탄소 줄이기에 적극 동참한 일도 굉장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GGGI의 반기문 이사장님 환영사를 시작으로 저도 시민사회를 대표하여 기조연설을 했는데요. 기조연설에서 강조하였던 점은 이산화탄소 순배출 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2050년도라는 타겟 연도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GGGI, 그리고 함께 참여해주었던 시민사회도 목표연도 설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주장해주셨는데요. 이러한 노력들이, 힘이 합쳐져서 결국 10월 말 대통령께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이산화탄소 순배출 제로는 굉장히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산업계, 그리고 국민 모두가 다같이 힘을 합친다면 불가능하지 않다라는 것을 보여주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센터가 주체가 되어서 정부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많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올 한해에도 RE100과 배출권거래제, 자원순환 등을 중점으로 정책제언 활동을 활발히 할 계획입니다.



UN 기후변화총회에도 매년 참석하셨던 만큼 국제사회 동향에 깊은 조예가 있으신데요. 앞으로 발생할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기조가 우리나라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곳은 유럽입니다. 유럽은 2019년 12월 새로운 EU 집행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유럽그린 딜(European Green Deal)을 발표했는데요.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이라는 분이 “2050년 EU대륙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첫 번째 대륙이 되겠다”고 말씀하실 만큼 기후변화에 대해 굉장한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유럽은 기존 2030년까지 40%의 탄소배출을 감축목표로 설정해 왔었는데, 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에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는 시나리오였습니다. 여러 환경영향 평가와 분석을 통해 2030년배출 감축목표를 기존 40%에서 55%까지 상향조정하는 안을 제출하였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조정과 통상감찰관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탄소국경조정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국가 간 감축 의욕 차이를 보정하는 무역 제한 조치입니다. 배출규제가 강한 국가의 배출량 감소가 규제가 없는 국가로의 배출량 증가를 초래하는 이른바 탄소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인데요. 저희 기후변화센터에서는 벨기에 NPO단체인 ERCST(European Roundtable on Climate Change and Sustainable Transition), 한-EU 이해관계자와 탄소국경조정 제도의 설계 초기 단계부터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타운홀 미팅을 공동 개최하여 많은 토론을 하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경우 탄소국경조정의 영향에 크게 노출될 것으로 보여, 철강, 시멘트협회 등 각 분야의 협회들과 지속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통상감찰관제도 또한 유럽연합 내의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면서도 생산에는 피해를 보지 않는 제도입니다. EU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제3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집중 감시하여 유럽연합의 산업계와 일자리를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보호주의 무역 기조가 보다 강화될 전망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기업들 또한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 내에서 각별히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대응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그린뉴딜과 함께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를 선언했습니다.이에 대한 평가와 이사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그린뉴딜과 탄소중립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제가 환경부 재임 시절 정부에서 추진했던 저탄소 녹색성장과 일맥상통합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녹색기술을 개발해서 녹색 산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인데요.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것이 목표인 측면에서 당시 추진했던 많은 활동들이 지금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유치했던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과 우리가 설립하여 국제기구로 전환한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녹색기술센터(Green Technology Center) 등이 기후환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도 대내외적으로 많은 일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탄소중립으로 가는 성공적인 첫걸음을 위해서는 매년 국가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통계를 작성하고 분석과 검증을 통해 국제 탄소시장간에 연계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2010년 설립된 환경부 산하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서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기 위해 MRV(Measurement, Reporting, and Verification) 기술을 개발하였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를 시행하고 국가 온실가스의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그때부터 역량을 키워왔던 것이죠.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는 온실가스의 배출 권리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기업들이 할당된 탄소 배출량에 대해 좀 더 유연성 있게 달성할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2015년 1월부터 시행되어 현재 6년차가 되었습니다. 기업별로 생산계획에 따른 탄소 배출 할당량을 정하고, 할당량보다 배출량이 많으면 거래소에서 배출권을 사오고, 반대로 적으면 거래소에 팔 수도 있습니다. 일명 총량 제한 배출권 거래제(cap and trade)이죠. 이는 기업으로 하여금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시장 친화적인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에서 이러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효과적으로 안착이 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정확한 산정을 기반으로 한 시장의 투명성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MRV 기술을 통해 안정적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곳은 유럽연합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국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산림영역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보다도 제도가 우수하여 전 세계적으로 높은 신뢰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반면, 중국의 경우 2017년부터 전국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추진하기로 하였지만, 아직까지 전력 부분에서만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중국에서 기업의 투명성이 저조하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에게 신뢰성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더 높은 잣대를 기준으로 환경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아마도 국가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배출권거래제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의 경우에는 정책 변화와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온전히 시장 경제원리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기에는 솔직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고 비용 효과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 또한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일까요?


탄소중립은 배출된 탄소의 양 만큼 산림·갯벌·해안물 등이 탄소를 흡수해 실질적인 탄소의 배출량을 ‘0, Net Zero’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흡수원을 늘리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탄소 배출이 큰 산업계를 비롯하여 석탄발전 또는 화력발전에서 발생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장기간에 걸쳐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10년 전 제가 환경부에 있을 때에도 “산업계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기업에서 재원을 쓰는 것은 소모되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투자다”라고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다만 그때 당시에는 정말 공허한 메아리였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작년 중순부터우리나라의 각 기업에서도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에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요. 공학계에서도 이러한 산업구조개편에 대해서 많은 연구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산업구조의 전환은 짧은 기간 내에 결코 이룰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큰 방향성을 가지고 세밀하게 계획을 추진하고, 중단기적으로는 과학기술로써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 또한 치밀한 계획과 방법론을 찾아서 해야하기 때문에 과학기술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역사를 되돌아보면 위기 극복에 굉장히 강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충분히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국가의 중장기적인 기후․에너지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앞으로 과학기술계, 특히 출연(연)이 어떠한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생각하시는 바가 있으시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전 세계적인 흐름과 맞추어 시대가 요구하는 연구, 국가가 요구하는 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수출규제를 했을 때에도 출연(연)이 힘을 합쳐 소재·부품·장비기술개발에 우리의 자립 역량을 확장하여 잘 대응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소부장의 원천기술이나 기후변화 대응 관련 과학기술연구는 시류를 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성을 깨닫고 항상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막상 시급하게 느껴지지 않다 보니 그동안 많은 부분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경기 침체, 기후위기 등의 다중위기를 겪으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의식과 맞서게 되고 변화를 실감하게 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포스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가 출범되면서사외이사로 선임되셨습니다. 한 기업의 환경과 안전․보건, 지배구조 관련 주요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자리로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최근 기후변화 시장은 ESG 경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금융, 컨설팅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락(BlackRock)의 CEO인 래리 핑크(Larry Fink)는 몇 해 전 그들의 주요투자기업 CEO에게 편지를 보내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강력하게 주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ESG를 잘하는 기업에만 투자하겠다는 내용인데, 우리나라 기업 중에도 한국전력과 포스코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ESG 관련해서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 요구서를 보내왔던 거죠. 이 의미는 앞으로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 요소들을 시스템화하지 않으면 더 이상 투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트렌드는 소비자가 친환경을 중시하고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그런 시대가 도래하였다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가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입니다. 파타고니아는 제품이 원료에서 생산되고 폐기될 때까지 모든 탄소발자국을 공개하고 줄이고자 노력하는 제품인데요. 소비자들에게 굉장히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MZ세대에게는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렇듯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를 지속 가능한 경영체제로 마련하는 것이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KIST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1969년 KIST는 국가 기반사업의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종합제철의 필요성과 추진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포항제철소(현 포스코)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수행하며 결과적으로 포스코 설립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를 했었죠. 저 또한 포스코 산하에 있는 RIST 연구소에서 몇 년 동안 사외이사직을 맡았었습니다. 포스코 회장님이 의장으로 계시고 과기부 출신 혹은 출연(연) 기관장님들로 구성된 자리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앞에서 제가 쓴소리를 참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R&D 투자를 절대 줄여서는 안 된다. 환경보호에 신경쓰셔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등등을요(웃음). 포스코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사회지배구조가 서양의 잣대 이상으로 투명하게 잘 되어있고 시스템화되어 있는 기업입니다. 저에게 맡겨주신 만큼 제게 주어진 다음 소명이 국가의 큰 기간산업에 헌신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KIST 선배로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KIST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세종실록에 나오는 세종 어록 중 하나인 ‘생생지락(生生之樂)’을 마음속에 새기었으면 좋겠습니다. 생생지락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업으로 하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행복이라는 뜻인데요. 바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 세종대왕의 꿈이었습니다. 백성들이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농사일을 하면서도 즐거움을 누리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셨는데, 저는 당대의 백성들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도 현업에서 즐거움을 느끼면서 사는 걸 바라셨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낼 때에만 느끼는 즐거움이 아니라, 연구자들이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도 즐겁게 신나게 연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범사전치(凡事專治)면 즉무불성(則無不成)이라” 역시 세종실록에 나오는 말씀인데 제가 항상 본으로 삼고 좋아하는 말입니다.모든 일에 온 마음을 기울여서 다스리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백성들이 평범한 일상을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정작 본인은 비범하게 지독한 노력을 평생 하셨던 분입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이 신조를 마음속에 새기시면서 다짐하셨던 것 같아요. 저 또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되새기는 말인데요. 후배과학자들도 위와 같은 마음으로 좋은 성과를 이룩하고 KIST와 대한민국 과학발전에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꼭 그 과정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신바람이 나서 하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