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기술정책연구소

KIST 본원

인터뷰




KIST 전북분원의 6번째 분원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여쭙고 싶습니다.



코로나 19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부임한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정부, 전라북도, KIST가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인 전북분원이 설립된 지도 어느새 12년이 지났습니다. 10년 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개원 전 자연의 모습을 간직했던 전북분원의 모습도 상전벽해라 할 만큼 많이 바뀌었습니다. 탄소산업 및 복합소재 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여 세계적 연구기관과 경쟁 가능한 연구 인프라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전북분원 설립 당시의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시느라 그동안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여 오신 선배 분원장님들의 발자취를 이어받아 더욱더 발전시켜야 할 저의 임무를 생각하면 먼저 축하받기 보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거운 자리이기도 합니다.


먼저 크게는 현재 복합소재 산업 생태계에서 전북분원이 추진하여야 할 임무를 정립하고 또 출연연의 지역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전북분원의 연구자들이 쌓아 올린 노력을 잘 계승하고 이 시대의 상황에 맞추어 더욱더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또한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연구자들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또 끊임없이 소통하여 개개인의 개인기 보다는 함께 이루어내는 연구문화를 만들고 또, 일하고 싶어 하는 연구소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어느덧 설립 후 12년이 넘은 KIST 전북분원은 미래먹거리인 첨단 복합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서 우수한 연구결과를 도출해왔습니다.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의 비전과 성과, 주요 연구부문 등에 관하여 듣고 싶습니다.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는 복합소재 연구개발의 허브기관으로서 국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또 신산업 창출 및 세계시장 선도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12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냉철히 판단하면 아직 이 비전에 대해 출발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우수한 연구원들이 골인 지점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어 왔던 노력의 결과물 또한 자랑스럽습니다.


전북분원은 기본연구 장비도입사업, 탄소밸리 구축사업 등을 통하여 삼차원 X선 이미징 시스템, 이/삼차원 직물 제조 및 고속 성형장비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복합소재 분석 및 공정장비를 구축하였습니다. 이러한 장비는 현재 전북분원 내부뿐 아니라 국내 산학연에서 활용도가 점증하고 있으며, 이는 첨단 복합소재 부품 연구개발의 중심 거점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 성과로 친환경, 저비용 탄소섬유, 복합소재 재활용기술을 개발하여 국내기술이전을 하였으며 해외 기술이전도 협의 중인 단계입니다.기능성 복합소재연구센터는 설립 5년만에 자가 정렬된 그래인 형성 방식으로 보론나이트라이드(h-BN) 단결정을 웨이퍼 스케일로 제조하는 기술을 2018년 Science 본지에 게재하는 성과 또한 이루었습니다. 전북분원이 미래원천 기술개발을 위해 수행 중인 과제로는 폐플라스틱으로부터 고부가가치 탄소소재를 얻는 기술, 수송기용 탄소섬유 복합소재기술, 전자기파 거동제어를 위한 복합소재 기술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개방형 연구개발 사업으로 고경량, 고인성, 고전도성, 고방열의 네 가지 극한 물성을 가지는 첨단복합 소재 개발을 위하여 국내포항공대, 재료연구소,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 연구소 및 미국NASA등의 기관과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천연구에 대해서는 국내 공기업 및 대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는 산업계 수탁과제로 연계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터권선, 전력선 등에 구리 등 금속선 대신 가볍고 전도성이 우수한 탄소 소재가 사용 될 수 있기에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전북분원은 해당 지역의 주력·특화·전략 산업 성장 및 기술역량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지역에 설치한 지역특화형 조직입니다. 연구뿐만이 아니라 지역과 연계한 산업발전, 미래 산학연 거점으로의 역할 또한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관한 분원장님의 의견과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전북분원의 설립당시 목표가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한 핵심원천소재 개발, 기업지원, 관련 인재육성입니다. 따라서 전라북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탄소산업, 수소산업 등의 발전을 위하여 거점 연구소로서 원천기술 확보에 노력하여야 합니다. 현재 국내 탄소섬유 기술은 일본에 비하여 매우 뒤쳐져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연구소 랩 스케일에서는 탄소섬유의 물성이 우수하더라도 대량생산 공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며 전북분원은 이러한 부분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역할들을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개인 평가제도 등에 구애받지 않는 목표지향적 연구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사료됩니다. 이를 통해 국가 및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일에 전북분원이 기여하여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으로는 전라북도 전주에 소재한 탄소 소재 국가 산업단지를비롯한 도내 일반산업단지 등에 입주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쉽게 전북분원의 분석장비, 공정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전북분원은 20개의 패밀리 기업과 교류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들은 전북분원의 인프라를 할인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힘든 시기를 맞아 전북분원은 더욱더 적극적으로 기업에 다가가고자 합니다. 기업이 생산하는 물품에 대한 자문, 특허 작성, 중소기업청 등의 사업에 대응하는연구계획서 작성 및 연구수행 자문 등 세세한 부분까지 멘토링을 할 수 있는 멘티 역할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북분원의 혁신기업사업화센터를 중심으로 점차 구체화하고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2017년 과기부 선정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분원장님의 [온도차로 전기를 생산하는 고효율 ‘열전소재’ 개발]이 기계·소재분야 우수 성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에 관하여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시 다른 우수한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도 많은데 저희 연구결과가 선정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연구내용은 열과 전기를 가역적으로 변환 시킬 수 있는 열전 반도체인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소재에서 전기전달을 담당하는 전자 농도를 외부 불순물 도핑 없이 소재의 미세구조 조절로 가능하다는 물리현상을 알아내고 이를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하였습니다. 저와 같이 일을 하였던 김광천, 백승협 박사가 연구를 설계하고 분석하는데 중심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열전소재를 제조하는 방법을 국내 열전소재 기업인 ㈜리빙케어에 기술이전을 하였습니다.




분원장님께서는 KIST 입사 후 30여년간 전자재료 분야에 몰두하셨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다수의 기술이전 등 상용화 연구를 진행하셨는데 오랜 기간 연구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담을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94년부터 국가 연구개발 사업인 G7 프로젝트로 “청녹색 LED용 반도체 개발”이라는 과제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연구책임자는 나노소재 프런티어사업 단장을 하신 서상희 박사님이셨습니다. 연구에 필요한 분자선 증착기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상용화된 장비를 구비한 영국의 Herrot-Watt 대학에 2주간 출장을 가서 ZnSe 물질의 샘플을 제작하는 일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샘플 제작에 필요한 장비의 사용료를 지급하는 조건이었습니다. 당시 하루에 하나의 샘플을 제작하는 조건이었으나, 될 수 있는 데로 많은 샘플을 확보하고 싶은 욕심에 하루에 두 번씩 가동하자고 주장하여 예정된 것보다 많은 샘플을 확보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샘플은 훗날 분자선 증착장비를 국내에서 직접 제작하고 이 장비로 제작한 시료와 물성 등을 비교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증착장비 챔버 내의 진공도가 국내 기술로는 높지 않아 시료 제작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으며, 챔버의 진공도 향상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진공부품, 펌프 등을 개량하여 영국에서 제작했던 장비 수준의 진공도를 향상시켰을 때 비로소 영국에서 제작한 시료와 물성이 비슷하게 나오더군요.


국내에서 처음 제작한 ZnSe 시료를 가지고 액체질소의 온도에서 전기를 가하였을 때 나오는 푸른빛을 보고 많이 흥분하였습니다. 이후 상온에서도 청색을 발광하는 소자를 구현하였으나, 문제는 수명이 수분에 불과하였습니다. 이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던 중 현재 상용화된 GaN 물질을 기반으로 한 청색 발광소자가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수행하고 있던 ZnSe 반도체 연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다른 경쟁기술에 의해 연구를 포기해야만 했던 경험으로 당시는 아쉬웠으나 지나고 난 오늘 과거를 돌아보면 연구책임자이셨던 서상희 박사님께서 아주 용기가 있는 결정을 내리신 것으로 회상이 됩니다.




전북분원은 복합소재체험관 운영, 찾아가는 과학교실, 인재 육성 등 지역 내 과학꿈나무를 양성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간단한 소개와 계획을 부탁드립니다.



전북분원내 복합소재 체험관은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 미래 과학기술자로의 꿈을 심어주고, 연구현장 탐방으로 연구소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많은 분들께 제공하기 위하여 연구원 견학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체험관은 전임 홍재민 분원장님께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예산을 확보하고 열심히 준비하여 전북분원 연구동내에 구축하였습니다. 전북분원의 연구 결과물인 복합소재로 만들어진 스포츠기기, 난연섬유 의복, 접이식 방패 등 탄소산업 관련 다양한 전시물 및 체험관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주 2회 운영하여 왔으나 최근 코로나 19 발생으로 현재는 운영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조만간 재게되어 과학 꿈나무들에게 다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KIST 전북분원 찾아가는 과학교실은 체험관 관람과 함께 전북분원의 박사 1인이 신청하는 단체에 직접 방문하여 과학 관련 강연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 오신 전임 홍재민분원장님께 이 자리를 빌어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도 사실 어렵게 모실 수 있었는데 전북분원은 연구활동을 진행함에 있어 지역적인 한계 또한 일부 있을 것 같습니다, 애로사항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시는 바와 같이 지역이라는 한계가 가장 큽니다. 구성원 자녀분들의 교육여건이나 생활 편의시설 등이 대도시와는 차이가 많아서 정주 여건이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전북분원에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아 차를 가지지 않은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습니다만, 수시로 수업과 연구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불편할 수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전북분원 내 게스트하우스, 기숙사에는 세탁시설, 주방시설, 헬스클럽, 당구장, 식품 및 음료 자동판매기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간단히 아침을 때울 수 있도록 후레이크, 우유 등을 아침 시간에 연구동에 제공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학생이나 연구자들의 편의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제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섯 명의 작은 팀으로 시작했던 전북분원이 지금은 3개의 연구센터와 수십 명의 인원들로 대단한 성장을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위치하지만 그만큼 사람들간 끈끈함을 자랑한다고 들었습니다. 전북분원만의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나요?



제가 내려온 지 얼마 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연구자들 면담을 통하여 느낀 점은 연구에 있어서 센터 간의 벽이 매우 낮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특정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전문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센터 간 인원 교류가 다방면으로 서로 얽혀있음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분원이라는 조직 전체의 연구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운영위원회, 인사,연구심의, 과제기획, 특허심의 등 많은 위원회가 구성되어 운영되다보니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모든 연구자가 관리자의 입장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사람들 간 끈끈함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랜기간 연구활동을 하시면서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개인적으로 특별히 하고 계시는 나만의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오랜기간 연구활동을 하였다는 말은 제게는 아직 어울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웃음). 앞으로도 연구를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저만의 취미 활동은 없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는 산악부 서클에 가입하여 암벽등반, 빙벽등반 등을 하였습니다만, 현재는 대학교 때 비하여 체중이 20Kg 이상 늘어서 산에 오르는 것이 무척 힘이 듭니다(웃음). 낙천적인 성격으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담고 사는 스타일은 아니고요, 또 음주도 즐기는 편입니다. 최근엔 주말에 가끔씩 목표를 평지 5시간 걷기, 6시간 걷기 등으로 정해 놓고 걷는 일을 즐겨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북분원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여, 전북분원 가족들과 KIST 식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전북분원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앞으로 저는 우리 KIST 전북분원의 자랑스런 전통을 계승하고, KIST 식구 및 전북분원 구성원들의 작은 목소리도 경청하고 업무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KIST 전북분원이 지역사회로부터 사랑받고 나아가서는 세계적인 연구소로 발전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여 이루어낼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KIST 전북분원의 구성원 모두가 일하기 좋은 직장, 일하고 싶어하는 직장 문화, 연구문화를 다같이 합심하여 만들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