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기술정책연구소

KIST 본원

인터뷰




    2015년 2월, 차세대반도체연구소(Post-Silicon Semiconductor, Institute, PSI)의 시작과 함께 인터뷰에 응해 주셨었는데 

    좋은 일을 기회로 다시 뵙게 되어 참 반갑습니다.



2015년도 차세대반도체연구소(이하 PSI) 설립과 함께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습니다. 당시 인터뷰를 보고 많은 KIST동문들, 외부 인사들이 연락도 주시고 PSI의 시작을 응원도 해 주셔서 많은 힘을 얻었었습니다. 어느덧 많은 시간이 흘러 저희 PSI가 성장하여 우수한 성과를 내고 이와 함께 다시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소장님께서 차세대반도체연구소(PSI)에서 제작한 2020차세대반도체연구소 백서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귀한 선물 감사드립니다.



PSI 개소 후 나온 연구 성과와 최신 기술 동향 분석, 연구단 소개 등 많은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연구소 내 기획 회의를 통해 모든 인원들이 백서제작에 참가하였고 연구소를 거쳐 간 타 부서 직원들도 담겨있습니다. 모두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제 소장 임기 후에도 연구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각 연구단의 미래 연구 방향 등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서 제작에 참여해 주신 모든 PSI 가족 분들께 감사드리며 백서에 재밌고 유익한 내용들이 많으니 많이들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소장님께서는 차세대 반도체 원천 기술,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AI 반도체, 양자컴퓨팅 기술 및 스핀논리소자 기술 개발 등을 주도한 

    업적으로 과학기술 분야 2등급 훈장인 혁신장 수상자에 KIST 역사상 세 번째로 선정되셨습니다. 수상 소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54년 역사의 KIST에서 혁신장 수상자가 지금껏 3명뿐이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고 더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또한 아울러 앞으로 더 잘하라는 격려와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차세대반도체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메모리에 이어 반도체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신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혁신장 수상 공적 조서에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주도한 업적이라고 적혀있는데 이번 수상은 우리 PSI 연구원들 전체의 성과에 대한 포상으로 생각하고 단지 제가 대표로 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PSI가 정말 자랑스럽고 빨리 같이 훈장을 보고 싶은데 최근 코로나 사태 여파로 인하여 수여식이 늦어져 실물을 저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웃음).



    소장님께서는 작년 혁신생태계 조성을 다룬 양대 연구회– 공학한림원 합동 포럼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창출된 창의적 아이디어의 융합을 

    강조하셨습니다. 말씀 주신 부분을 인상 깊게 들었는데 융합 연구에 관한 소장님의 노하우와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융합연구는 이제 선택이 아니고 필수입니다. 특히 최근 대부분의 대형 연구성과를 살펴보면 어김없이 융합연구의 결과입니다. 이는 세계적 저널인 Nature, Science, Cell 등 저자 그룹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건 어쩌면 당연한 것 일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머리보다 여러 명의 아이디어가 더 낫지 않을까요(웃음)? 다만 융합연구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각 분야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연구력과 수월성을 갖춘 연구 인력들, 흔히 선수들끼리의 융합연구여야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각 연구의 물리적 결합에 기반한 협동 연구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자 각자는 자기 분야에서 실력을 갖추어야 선도형 융합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이것이 대형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트랙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정말 이질적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하며 제로베이스에서 새로운 결과를 창출해야 합니다. 융합연구의 일부는 소수의 천재가 이끄는 top down방식 일지 몰라도, 대부분의 연구의 경우 창의적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bottom up으로 구성된 연구 그룹들로부터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에 연구 그룹 간 꾸준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KIST의 뇌과학, 차세대반도체, 로봇미디어연구소에서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는 인공뇌 융합프로젝트 (ABC, ArtificialBrain Colloquium)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각 팀의 연구 분야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 등이 달라 고생했지만 꾸준히 만나며 소통하자 서로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고 점차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원래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굉장히 기대가 큽니다(웃음). 세계적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또한 융합연구에서는 코디네이터(오거나이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코디네이터 스스로 융합팀에 구성되어 있는 각 연구 분야에 대하여 꾸준히 공부해야 합니다. 또 처음부터 융합연구를 너무 큰 비전으로 시작하면 연구 참여자들이 융합연구의 주제가 자신의 분야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각 분야별 참여 연구자들의 관심과 주제를 잘 당겨오는 것이 코디네이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햇수로 6년간 이끌어 오신 차세대반도체연구소(PSI)는 설립 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술 개발들을 주도해왔습니다. 

    PSI의 비전과 성과, 주요 연구 부문 등에 관하여 듣고 싶습니다.



우리 PSI의 비전은 post-Si시대를 대비한 차세대반도체 핵심기술 개발입니다. 이를 위해 구체적 미션으로는


1. Si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 및 소재 개발(임무형)


2. 양자컴퓨팅, 인공지능반도체와 같이 4차 산업혁명 플랫폼 기술 개발(임무형)


3. 양자현상 기반 혁신적 정보처리 및 저장 소자 개발(원천기술)


이 있습니다.


PSI는 정부나 기관 차원에서 결정되어 설립된 연구소가 아닌 2014년 9월부터 4개월간 논의 과정을 통해 bottom up으로 설립한 연구소입니다. 구성된 TFT에서 PSI 설립안을 제안하였고 위원들과 원장단이 승인하여 PSI가 태동되었습니다. 당시 양자컴퓨팅, 인공지능반도체등 단어 자체가 생소할 때인데, KIST에서 이런 연구를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미래 연구 방향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5년전 TePRI 인터뷰에서는 예산 확보 등 여러 현실적 제약이 많아 양자 컴퓨팅과 AI반도체에 관하여 충분한 이야기를 담지 못했지만 저희는 꾸준히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구소를 설립하자마자 이 연구를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섰고 다행히도 16년 1월부터 개방형 연구사업으로 이 두 연구를 남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16년 3월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이세돌 vs 알파고 간 바둑 대국을 기점으로 AI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하였습니다. 이후 16년, 17년은 각 대학, 기관들이 모두 AI로 과제 제안을 시작 하더군요(웃음). 저희 연구소가 미리 준비해두었던 내용으로 한 발짝 빠르게 연구 예산을 확보할 수 있어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일찍 시작하여 올해 5년차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최근 좋은 성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PSI는 동 분야 세계 최고 연구 집단과 비교하였을 때 규모는 작지만 우수한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우수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전자의 전하, 스핀, 포톤, 양자 등 물리적 현상에서 재료와 시스템까지 전주기적 연구가 가능한 풍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실리콘 반도체 크기가 수 nm 대에 이르러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고 있어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PSI는 젊고 의욕이 넘치는 유능한 소자 및 시스템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기에 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연구조직의 유연, 개방성을 높이고자 매트릭스형 연구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플래그십, 개방형연구사업(ORP) 등 대형 연구과제에 부서 칸막이 없이 참여하고 연구의 몰입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그것이 매우 큰 도전이며 이에 저희는 항상 경쟁 그룹의 연구 동향을 주시하면서 내부적으로 빠른 연구 진척을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AI분야는 기계 학습에 기반 한 SW중심의 연구에서 AI전용 반도체 즉 HW를 개발하는 연구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저희는 AI과제에 참여하는 연구원들을 전담 연구원으로 지정하여 타 과제 참여를 제한하고 본 과제에 집중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삼성,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나, 기업들은 Si반도체 기반 메모리 연구에만 집중하고 있어 그 다음 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저희와는 아직 활발한 공동연구 기회가 적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기업들도 차세대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곧 저희들과 긴밀한 협동연구를 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의 눈높이에 맞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의 반도체 R&D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었고, 민간 부문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정된 과제에 치열한 경쟁으로 인하여 과제 수주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다행히도 정부의 시스템 반도체 전략에 맞추어 작년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연구사업 예비 타당성 평가가 통과되어 향후 10년간 약 1조원의 연구비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투입됩니다. 이에 저희 연구원들도 많이 고무되어 있고 더 좋은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차세대 반도체연구소(PSI)는 질화갈륨(GaN) 기반소자에 비해 향상된 광전효율과 소자 안정성을 갖춘 요오드화 구리 ‘청색광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는 일본이 독점하고 있는 원천기술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는데 대한민국이 소재 부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떤 부문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과거와 비교해서 국내 소재기술 역량이 많이 상승했다고 봅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소재 관련 R&D에 투자하여 기술 개발이 이루어진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제가 한 신문 칼럼에서 “일본의 규제는 자충수”라 언급했었는데, 그건 일본의 도발로 국내에서 소재, 부품 공급망이 구축되고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까지 가치 사슬이 선순환으로 개선되어 오히려 국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반면 일본 소·부·장 수출 업체들의 수지와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음을 언급한 것입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점점 그 말이 사실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분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장기적, 안정적 연구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일본이 소·부·장이 강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25명 중 3명이 중소기업 연구원 출신이며 이들은 박사학위도 없이 끈기 있게 한 분야를 파고들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중소기업임에도 이런 연구 환경을 조성한 것이 부러운 일입니다. 그건 한 우물을 끈기 있게 파는 장인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소·부·장은 모든 산업의 출발점이고 근간이므로 핵심 분야는 국내에서 기술 확보를 해야 합니다. 다만 너무나 넓고 다양한 분야이기에 우리가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산업 중에 경쟁력이 있는 분야, 가령 ICT 쪽에 집중해서 국내에서 우수한 품질의 자체 공급망 확보가 필요합니다. 이번 기회에 비록 성공 가능성은 낮더라도 미래에 필수적인 획기적 기술 등은 비용과 시간을 막론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 확률은 낮더라도 성공만 하면 세계적 원천 기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일본의 소·부·장 사례인 청색광 발광소자 원천기술은 일본중소기업 니찌아이 연구원인 슈지 나까무라를 위시한 과학자들이 끈기 있게 연구한 결과입니다. 세상에 없던 질화갈륨을 새로 만든 게 아니고 미국에서 이미 60년대부터 연구하였으나 박막으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포기한 것을 일본 연구진이 장기간에 걸쳐 끈기 있게 개발한 것입니다. 저희 연구소도 제2의 질화갈륨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3년반 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요오드화 구리 청색광입니다. 아직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진들이 도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장님께서는 소재·부품·장비 기술특별위원회에도 참가하고 계신데 소·부·장 분야에서 출연연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대학은 교수와 학생중심의 소규모 원천기술, 산업계는 생산기술 위주이며 두 집단 사이의 갭이 매우 큽니다. 출연연은 전문연구자와 대학에 비해 월등한 연구 장비와 상용화 기술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학-산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이 가능합니다. 특히 소·부·장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양산화 기술까지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협동연구와 Test Bed 역할을 할 연구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최근 소·부·장 주요 대책으로 시행 중인 N-Lab, N-Team, N-Facility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연연이 주체가 되어 학교와 산업계를 원활하게 연결하고, 실험실 수준에서 개발된 기술을 산업계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성숙도(TRL)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예전 한 인터뷰에서 KIST의 갈륨비소 반도체 웨이퍼와 같이 연구기관이 개발한 신기술이 기업의 활용까지 가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말씀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원천기술의 산업화 관점에서 KIST가 보유한 우수 기술들이 현장에서 실제 활용될 수 있도록 어떠한 점을 

    연구자들이 유의하면 좋을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KIST는 인간 뇌의 신비나 가장 기초적인 물리적 현상 등을 연구하는 원천연구에서부터 공학적 응용연구와 로봇과 같은 시스템 연구까지 다양한 레벨의 연구를 수행하는 곳입니다. 뇌의 작용과 기전을 밝히는 연구자가 있는 반면 이 기초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치매나 뇌의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응용연구자도 있지요. 그러므로 사실 KIST에서 하는 모든 연구가 산업화 되는 건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의 분야와 원천성, 응용성에 관계없이 연구자들은 자기 연구 분야의 산업 동향, 필요 기술, 미래 전망 등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본인이 개발한 원천기술이나 연구결과가 논문으로 게재되는 것에만 만족하지 말고 국가 산업이나 기술 개발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가 수행한 연구의 결과는 크게 논문과 특허를 통한 기술이전 이 두 가지 형태로 정리가 될 수 있습니다. 논문은 본인이 열심히 연구해서 좋은 결과를 합리적으로 해석해 학계에 인정을 받으면 되지만 기술 이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수요 기업의 관점에서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기에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연구자들은 현재 기술 보다 2~3세대 더 앞선 기술을 생각해야 합니다. 현재 기술을 다룬 연구 내용을 가지곤 기업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어렵습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기술이전 잘하는 연구자는 논문도 잘 쓰고 기술이전에 따른 금전적 보상도 얻고 인사 고과도 잘 받는 1석 3조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웃음). 이제 우리 연구자들도 논문 게재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한 발 더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여하는 등 국가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공을 위해 국가, 기업, 연구소가 노력해야 할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사실 조금 늦었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반드시 투자해야 하는 분야 입니다. 우선 시스템과 메모리 반도체의 정의를 정확히 해야 합니다. 메모리는 그야말로 정보를 저장하는 반도체로 대표적인 것이 우리에게도 익숙한 컴퓨터나 모바일의 메인 메모리로 사용되는 DRAM, 그리고 USB나 SSD에 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 등이 있습니다. 정보를 저장하는 것 외의 모든 반도체를 시스템 반도체라 하는데 가령 전력 반도체, 통신용 반도체, 그래픽 반도체 등 주문형 반도체와 이 반도체를 만드는 파운드리를 모두 포함합니다. 메모리는 우리나라가 최강국으로서 오랫동안 그 지위를 유지해 왔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사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입니다. 2018년 반도체 총 시장 규모가 4,800억불인데 그중 메모리는 1,320억불로 대략 1/4 정도뿐이 안되고, 시스템이 3,450억불로 3/4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구분을 보면 이건 당연한 결과이겠지요. 메모리 시장은 한정되어 있고 중국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추격해오므로 우리는 메모리에서 중국과 초격차 전략을 구사하면서 동시에 시장 규모가 크고 미래형 모바일 반도체의 핵심인 시스템반도체를 적극 육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단시간 내에 되지는 않겠지요. 다행스럽게 정부도 그 중요성을 인정하여 19년부터 10년간 1조 규모의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연구 사업을 시작하였고 산업계도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1위 달성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뛰어 들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와 기업의 관심과 노력에 따라 학·연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고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최대 효과를 얻어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산학연의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자문 위원회를 설치해야 합니다.그리고 각 주체 간 의견을 반영하여 비전과 목표 그리고 주요 기술 개발 내용을 정의한 뒤 길목 핵심 기술들을 조기에 확보하여야 할 것입니다.



    소장님께서는 산악회 회장 역임과 KIST 원장배 테니스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시는 등 체육 분야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셨는데요, 

    평소의 운동이나 자기 관리 비결이 있으신가요?



사실 산악회, 테니스 대회 외에도 저는 과거 KIST 축구 대회 우승, 농구 대회 7연패의 주역이었습니다(웃음). 저 뒤에 보이는 우승트로피에 맥주가 한 병 들어갑니다. 우승 후 먹었던 트로피 샷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웃음). 저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종목을 가리지 않고 즐겼습니다. 그래서 잘하는 건 없어도 골고루 거의 모든 운동은 다 해봤네요. 축구, 농구, 테니스, 피트니스, 등산 등 KIST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다 한 것 같습니다. 90년대 중반 수영 동아리를 만들어보려 하였으나 수영 시설에 대한 접근성과 남녀 간 노출에 대한 수줍음 등으로 실패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운동이나 자기 관리 비결은 따로 없고 동료들과 즐겁게 한마음으로 운동하며 땀을 흘리고 나면 동료애가 깊어지고 이후 맥주 한잔이 주는 기쁨이 매우 큽니다. 특히 운동하는 동안에는 다른 잡념 없이 집중하게 하므로 몰입도와 집중력이 올라가서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젊을 때는 한여름 무더위에도, 한겨울 추위에도, 비가 오더라도 점심, 저녁으로 공을 찼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같이 운동하던 박사님들, 모두 어느새 60이 넘었거나 곧 되어 가네요(웃음). 결국 정신적으로 연구에 도움이 되고, 또한 연구직 특성상 다른 분야 연구자 및 직원 분들과 잘 어울리기 어려운데 이런 과외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장점으로 KIST 직원들 모두 자기에게 맞는 운동과 취미 활동을 하실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