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기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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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그것이 가져올 인력구조의 파괴력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기존 고용의 파괴와 새로운 고용의 생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예측한 수치는 현재 직업의 40%가량이 가까운 미래에 파괴되고 새로운 직업이 생성될 것이라 한다. 그러나 기술에 의한 고용파괴는 장기간 지속되기보다 새로운 고용으로 이어져 결국 과거보다 더 많은 고용이 창출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낙관적 예측은 적어도 기존 인력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수 있는 경우에만 그렇다.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기술에 의한 고용대체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고용파괴가 아직 전면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았으나 소홀히 넘길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아마존 유통의 물류창고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아마존은 2015년부터 Kiva라는 로봇을 창고 10군데에 총 1만 5천대까지 설치하였다. 그 결과 사람이 운전하는 지게차의 거의 대부분이 이들 창고에서 사라졌다. Kiva로봇은 하루 24 Km를 움직이면서 창고 내 운송준비시간을 물품당 75분에서 15분으로 줄여 놓았다. 로봇의 크기가 지게차에 비해 훨씬 작기 때문에 창고 내 통로면적을 줄일 수 있었고 창고면적이 최고 50% 가량 줄어들었다. 창고 내부 온도가 여름에 37도까지 올라가도 사람이 아닌 Kiva로봇은 에어컨디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성수기에 임시 고용하던 인력을 최대 8만 명까지 줄일 수 있었다. Kiva 로봇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 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빠르게 물품을 이동시키고 있다. 로봇의 대수가 증가하면서 로봇 제조단가는 빠르게 낮아져 조만간 인간의 인건비 밑으로 낮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로봇은 잠을 안자고 24시간 작업을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기의 로봇은 과거의 로봇과 달리 스스로 움직이는 모바일 로봇이며, 자체적인 센서를 통해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가고 필요한 것을 팔로 수거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은 아마도 4차 산업혁명으로 고용구조가 크게 바뀔 산업 중 하나이다. 독일 내 자동차 조립라인은 최근 모바일 로봇화되고 있다. 로봇이 한 자리에 고정되어 특정 조립작업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면서 로봇팔을 교체하고 위치를 바꾸어가면서 조립한다. 모바일 로봇은 과거 보다 인간을 더 많이 대체할 수 있다. 모바일 로봇은 자동차 조립인력의 높은 인건비와 노동조합의 저항을 무력화하면서 자동차의 원가를 줄여나가고 있다. 무인자동차 기술 역시 상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핀란드는 무인자율주행버스를 세계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2016년 7월부터 12인승 무인자율버스를 시험 운영했고, 헬싱키 지역에서는 2025년까지 주문형 대중교통을 상업화 할 예정이다. 개인이 출발지와 도착지를 앱으로 알리면, 무인자율버스가 가장 가까운 정류장까지 경로를 변경해 이동한다.


우버는 2016년 여름부터 피츠버그 지역에서 무인택시를 시험 운행 중이다. 우버는 실리콘벨리의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오토(Otto)를 인수해서 상업운송산업에 진출하고자 한다. 물론 자율주행기술에는 아직 문제가 많다. 이를테면 무인자동차가 길 위의 자전거 도로표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전거도로를 침범해 회전하는 문제가 샌프란시스코와 피츠버그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모바일로봇은 아직 사물을 인식하는 시각정보 처리능력이 부족하고, 돌발적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에 부족하다. 그러나 향후 빅데이터와 정보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면 모바일로봇은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


Frey & Osborne 교수는 미국 노동통계를 분석하여 2010년부터 2020년까지의 고용 전망을 하였는데, 미국 내 고용의 47%가 자동화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자동화에 의한 고용대체 정도가 가장 높은 직종은 단순 서비스 영업, 사무행정지원, 건설과 발굴 관련 직종이다. 그 다음으로는 유지보전, 제조생산, 교통, 유통관련 직종이 었다. 이에 비해 자동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직종으로는 경영관리, 재무, 컴퓨터 및 과학 직종, 그리고 교육과 법률, 예술, 미디어, 건강 분야로 나타났다.
자동화와 컴퓨터기술에 가장 영향을 적게 받는 직종은 사회적 지능과 창의성, 독창성을 많이 요하는 직종들이었다. 이들 직종은 설득, 협상, 사회적 소통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영과 재무, 법률 등 같은 직종은 사회적 지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통합하고 복합화 하는 등 직관적 판단을 요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직종은 컴퓨터기술에 의한 대체가 느려질 것이다.


육체노동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자동화가 적용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매우 복잡한 손조작을 요구하거나, 작업장 열이 불규칙한 경우(cramped work space)는 자동화기기가 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해당 작업을 해내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미래 컴퓨터기술과 자동화로봇에 의해 노동이 대체된다는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지만 노동의 성격은 지금과 상당부분 달라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기술이 고용을 대체하는 패턴을 참고하면 미래에 어떤 인재가 필요할지 추론할 수 있다. 그리고 필요하지 않게 되는 인력은 재훈련을 통해 신속히 필요한 인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미래 필요한 인력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미래에 사라지지 않는 직업을 참고해보면 크게 2가지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첫째,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거나, 둘째, 로봇이나 인공지능과 함께 일하는 능력이 있는 일들이다.


첫째 범주인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직업의 인력은 어떤 특징을 가질까? 가장 중요한 역량은 창의성과 감성적 역량이다. 창의성은 정보 공유 이상으로 인간의 감성적 역량을 필요로 한다. 즉, 지식과 정보는 대단위로 축적될 수 있고 공유가 가능하지만, 창의성은 정보에 인간의 감성, 상상력 같은 요소를 추가하여 가치 있는 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선진 국가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고용감소가 크지 않은 경제를 구축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Creative Britain’ 비전은 기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산업에 적용하되, 고용구조는 안정화시킬 수 있는 창의성 경제에 관한 것이다. 즉, 영국의 창의성 기반 경제란 ‘개인의 창의성과 기술, 재능 등을 활용하여 지적재산권을 창출하고 이를 소득과 고용의 원천으로 하는 경제’를 말한다. 이러한 경제는 영화, 공연, 디자인, 패션 등과 같은 문화산업 뿐만 아니라 디지털게임, 소프트웨어, TV 등 응용 IT기술의 비중이 높다. 창의성 경제의 개념은 영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선진경제권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래 기계로 대체하기 어려운 창의적 역량은 위의 [표 1]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창의적 직무역량은 자료, 사람, 사물의 3가지 차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필요로 한다. 자료 측면에서는 최소한 ‘분석’ 이상의 역량이 필요하며 특히 ‘조정’과 ‘종합‘ 기능은 인공지능에 의한 대체가 당장 어려울 것이다. 또한 사람을 대하는 직무기능 수준에서는 최소한 설득 이상이, 사물에 대해서는 설치 수준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사물에 대해 ’설치‘는 이동형 로봇이 쉽게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았고, 정밀작업은 로봇과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생산기술의 발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범주인 로봇이나 인공지능과 함께 일하는 인력의 역량은 어떤 특징을 가질까? 이들은 창의성이 고도로 발달된 인력은 아니지만 로봇의 작업을 이해하고 전체 자동화 공정을 감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들에게는 자동화 기술을 이해하는 것뿐만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복합적 문제해결능력 역시 필요하다. 혼자서 모든 공정을 다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전문가들과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경제포름에서 발간한 미래의 직업 보고서에 의하면 미래 직업능력 중 가장 중요한 역량은 복합적 문제해결능력으로 보고 있다. 이는 모든 직업의 30%에서 요구될 것인데, 그 이유는 인공지능과 자동화기술의 보급에 따라 인간의 작업이 더 높은 역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사회적 기술(social skill), 공정관리기술(process skill), 시스템 기술(system skill), 그리고 인지능력(cognitive abilities) 모두가 더 많이 요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기술과 능력의 세부적 역량은 다음 [표 2]에 나타나 있다.



위의 [표 2]와 같은 기반역량을 가지고 있는 근로자는 기술발달에 따라 새로운 직무로 이동하더라도 재교육을 통해 일에 적응해나갈 수 있다. 미래에는 신기술의 도입과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전문기술의 생명주기(life span)가 급속히 단축될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직업기술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다양한 기술로 이동하면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김반 역량의 습득이 더욱 중요하다. 미래가 요구하는 숙련은 특정 직무에 대한 숙련이 아니라, 위와 같은 5가지의 기반 역량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후발개도국의 경우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혁신적으로 도입되기 어려운 이유는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높고 사회 교육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 기술에 적응하기 힘든 인력들은 4차 산업혁명에 취약할 것이고 기술에 의해 고용이 파괴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현재보다 더 높은 직무역량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실업이 증가하고 사회보장 지출을 높이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조직의 리더는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까? 픽사(Fixar)의 CEO 애드윈 캣멀은 미래의 리더는 영리한 인재를 한 곳에 모아서 이들이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적 인재를 네트워크로 묶어서 협업 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리더는 희소한 인적 자원을 소싱하고 조직 내외에 협업 네크워크를 구축해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미래에는 기술이 다양한 형태로 진보하기 때문에, 리더는 다양한 기술 전문가들의 협업을 촉진하고 조직내외에서 이질적인 전문성을 하나로 조합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