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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선진국에 도전


한국의 과학기술은 2000년대 초에 이르러 선진국에 근접하는 골격을 갖추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책은 미처 채우지 못했던 과학기술 부문의 추가적인 구축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한국 과학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의 핵심내용들을 고도화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즉 선진국에 수렴하기 위한 과학기술정책을 전개한 것이다. 이와 같은
과학기술정책의 핵심내용은 첫째, 글로벌 무대에서 선진국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역량을 고도화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둘째, 기존의 경제성장 위주를 넘어서 사회발전에의 공헌 역시 중시하는, 보다 완성된 모습의 정책을 추구하였다. 셋째, 기술(technology)에 크게 경도된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온
과학(science)에도 큰 비중을 두는 정책을 전개하였다. 결국, 선진국형 과학기술정책에 수렴하는, 정상적인 모습의 과학기술정책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 현재 추진하는 한국의 과학기술정책들이 반드시 순기능만을 일으켰던 것은 아니며, 동시에 발생하는 역기능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도 야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향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와는 단절된 새로운 강점자산의 발굴과 축적을 요구하게 되어, 발전의 역설로서 현재까지 쌓아올린 역량과 강점을 과감하게 버릴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또, 기존의 성공 패턴에 집착하면서 이들을 지키려는 힘이 크게 작용하여 새로운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현상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전체 시스템이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복잡계를 형성하게 되어, 특정 부분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할 때에는 연관되는 많은 요소들을 함께 다루면서 최적의 해답을 내야하기에, 많은 노력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1. 글로벌 프런티어에의 도전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의 부진 및 1997년 외환위기 등으로 인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의 창출에서 한계를 노정하였다. 그 원인은 모방형 기술혁신의 한계, 창의적 과학기술인력의 부족, 원천기술 역량의 부족, 연구개발 성과의 산업화 부진, 성숙기술에서 후발국 추격 등이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술혁신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져,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 및 창조형 기술혁신체제로의 전환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신성장동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논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고, 2001년에 작성된 1차 과학기술기본계획(2001년-2006년)에서는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나노기술(NT), 우주항공기술(ST), 환경기술(ET), 문화콘텐츠기술(CT) 등 6개 미래유망 신기술 분야를 도출하였다. 그러나 2003년 1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이 전면 수정되면서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 주요 부처별로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할 신성장동력을 도출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노무현 정부는 2003년 지능형 로봇,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전지, 디스플레이, 차세대 반도체, 디지털 TV/방송, 차세대 이동통신, 지능형 홈네트워크, 디지털 콘텐츠/SW 솔루션, 바이오 신약/장기를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으로 확정하고 각 사업별로 주관하게 될 부처를 지정하였다.

노무현 정부 이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성장동력의 발굴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어졌으며, 대체적으로 그 방향에서 일관성을 유지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서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 사업을 도출하였다. 즉, 녹색기술산업 분야의 ①신재생에너지, ②탄소저감에너지, ③고도 물처리, ④LED 응용, ⑤그린수송시스템, ⑥첨단그린도시; 첨단융합산업 분야의 ⑦방송통신융합산업, ⑧IT융합시스템, ⑨로봇 응용, ⑩신소재·나노융합, ⑪바이오제약·의료기기, ⑫고부가 식품산업; 고부가서비스산업 분야의 ⑬글로벌 헬스케어, ⑭글로벌 교육서비스, ⑮녹색 금융, ⑯콘텐츠·소프트웨어, ⑰MICE·관광을 선정하였다. 또, 박근혜 정부는 19대 미래 성장동력 사업을 도출하였다. 즉, 미래신산업 분야의 ①지능형로봇, ②착용형 스마트기기, ③실감형 콘텐츠, ④스마트바이오 생산시스템, ⑤가상훈련시스템 ⑥스마트자동차, ⑦심해저 해양플랜트, ⑧5G 이동통신, ⑨수직이착륙무인기 ⑩맞춤형 웰니스 케어, ⑪신재생 하이브리드, ⑫재난안전시스템, ⑬직류송배전시스템, ⑭초소형 발전시스템; 기반산업분야의 ⑮융복합소재, ⑯지능형 반도체, ⑰사물인터넷, ⑱빅데이터, ⑲첨단소재가공시스템을 선정하였다. 한편, 2016년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IoT), 3D프린팅, 바이오공학 등이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한국에서도 미래 신산업 창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그 결과 2016년 8월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자율주행차, 경량소재, 스마트시티, 인공지능, 가상/증강 현실, 미세먼지, 탄소자원화, 정밀의료, 바이오신약 등 9개 사업을 국가 전략프로젝트로 선정하였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제4차 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하여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3개 혁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들은 지능화 인프라 분야의 인공지능, 차세대통신, 빅데이터; 스마트 이동체 분야의 자율주행차, 드론 (무인기); 융합 서비스 분야의 지능형 로봇, 가상/증강현실, 스마트시티, 맞춤형 헬스케어; 산업기반 분야의 지능형반도체, 첨단소재, 혁신신약, 신재생에너지 등이다.


  2. 글로벌 창의 인재의 육성


1990년대 이후의 과학기술인력 정책에서는 원천기술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급 과학기술인력의 양성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첨단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수인재의 확보, 석박사 고급 인재 양성, 대학원 위주의 연구 중심대학 육성, 국내 우수 인재의 해외연수 확대, 해외 우수인재의 유치 및 활용, 과학기술 영재교육의 내실화, 과학기술인력의 국제교류 확대, 국제 공동연구의 확충 등을 추진하였다. 특히, 세계 수준의 대학원 육성과 우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BK21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아울러 국립지방대학 특성화 지원(1992년), 공과대학 중점지원 사업(1994년-1998년), 이공계 중심대학 특성화 사업(1995년), 대학원 중점지원 사업(1995년-2000년) 등 다양한 유형의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지원 시책들을 실시하였다.

한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성공을 거울삼아 지자체들은 자신의 지역에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설립하였다. 이러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으로 1986년 포항제철이 설립한 민간 연구중심대학인 포항공과대학(POSTECH)이 있고, 지역 균형발전 및 첨단 산업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995년 개교한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있다. 또 대학원중심 대학을 지향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2011년에 개교하였고, 세계적 과학기술 선도대학을 목표로 하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2015년에 개교하였다. 그 결과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는 한국의 과학기술특성화대학으로서 총 5개교가 현재 설립,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WCU)도 실시하였다. 이 사업은 연구 역량이 뛰어난 해외학자의 확보를 통해, 국내 대학의 교육과 연구 풍토를 혁신하고, 탁월한 업적을 내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기 위하여 추진되었다. 이 사업의 지원 분야는 국가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신성장동력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 이었고, 사업기간은 2008년부터 2012년이었으며, 사업예산은 총 8,250억원이었다.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총 33개 대학, 총 140개 과제를 지원하였으며, 유치된 해외 학자는 노벨상 수상자 9명을 포함한 총 342명이었다.


 3. 과학(science)의 중요성 증대


기초연구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1977년 과학기술처가 한국과학재단(KOSEF)을 설립한 이후이다. 한편 1981년 교육부가 한국학술진흥재단(KRF)을 설립하면서 기초연구 지원이 확대되었다. 하지만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 크게 활성화된 것은 1990년대부터이었다. 특히 1989년 “기초과학 연구 진흥법”이 제정된 이후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예산이 대폭 증가하여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 본격적으로 실시되었다. 또 정부는 1989년을 기초연구 진흥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제정된 법에 의거하여 기초연구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책의지를 보여주었다. 다른 한편, 대규모 국가연구개발사업에 기초연구과제가 많이 포함됨으로써, 이를 통해 기초연구의 발전을 지원하기도 하였다.

특히 2000년대에 이르러 한국의 과학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과학(science)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과학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책들을 추진하였다. 1997년부터는 새로운 원리 규명 및 새로운 과학기술의 탐색 등 매우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하면서 10년 이상 연구에 몰입하여 세계적인 차세대 연구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연구자들을 육성하기 위한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1999년에는 국가 차원에서 육성해야 할 핵심기술 분야에 대하여 우수 연구실을 육성할 목적으로 국가지정연구실(NRL) 사업을 시작하였다. 한편,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기존 사업들의 영역을 확대하거나 지원대상 집단을 목적별로 세분화하는 방향에서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사업들이 추진되었다. 2002년에는 기초의과학 분야에서 중·대규모의 장기적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또 이를 전공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를 설립하였다. 또 2002년에 연구실 단위의 소규모 연구집단을 육성하기 위한 선도기초과학연구실(ABRL) 사업도 출범시켰다. 이 사업은 수학, 물리, 화학 등 순수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 역량을 향상하기 위하여 연간 2억원 규모로 총 5년간 연구실 단위의 소규모 연구집단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또 2003년부터 미래융합기술 분야의 학제간 연구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보다는 큰 규모인 국가핵심연구센터(NCRC) 사업을 전개하였다. 이어서 2006년부터는 노벨상 수상자 등 선진국의 우수 해외 연구자와의 심화단계 글로벌 협력연구를 통하여 한국이 필요한 핵심 기초․원천기술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글로벌연구실(GRL) 사업을 추진하였다.

다른 한편,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교육과학기술부로 통합되면서 양 부처 산하의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을 통합하여 2009년 대규모의 한국연구재단(NRF)을 출범시켰다. 한국연구재단은 이후 지속적으로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하였다. 또 기존의 평균 3년 지원방식으로부터 최장 10년까지 장기적으로 ‘한 우물 파기’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방식을 개편하기도 하였다. 한편, 정부는 2005년에 1차 기초연구 진흥 종합계획(2006년-2010년)을 수립하여 기초연구를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체제를 강화하였다. 또 기초연구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여 정부의 연구개발예산 중 기초연구의 비중을 2003년 19.4%에서 2007년에는 25.4%까지 끌어올렸다. 이명박 정부도 2차 기초연구진흥종합계획(2008년-2012년)을 수립하여 기초연구의 강화를 추진하였으며, 전체 연구개발예산 대비 기초연구의 비중을 2008년 25.6%에서 2012년에는 35.2%까지 확대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기초연구의 질적 성과를 높이고 경제사회적 활용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3차 기초연구 진흥종합계획(2013년-2017년)을 수립하였다. 이 계획에서는 정부 연구개발예산 중 기초연구의 비중을 2012년의 35.2% 에서 2017년까지 40%로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하였고, 실제로 기초연구비의 비중을 2016년에 39.0%까지 증가시켰다. 이어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제4차 기초연구진흥종합계획(2018년-2022년)을 수립하여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이명박 정부는 기초연구의 획기적 진흥을 위하여 2008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2011년에는 세계적인 기초연구의 거점이 될 기초과학연구원 (IBS)을 출범시켰다. 국제과학 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은 과학과 문화예술이 융합되고 국제 수준의 연구환경이 조성된 세계 정상의 기초과학연구원을 설립하고, 또 거대 기초과학 연구시설인 중이온가속기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특히 기초과학연구원은 연구단장의 수월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어, 연구단장에게 연구사업 관리의 전권을 부여함으로써 연구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하였다. 이후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의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 2012년 최초의 연구단이 선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신규 연구단을 선정하여 2018년 1월까지 28개의 연구단을 설립하였으며, 세계 톱 1% 과학자 250명(누계) 등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면,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한국에서 그동안 어느 정도로 이루어졌는가? 한국의 총연구개발비 중에서 기초연구비의 비중은 1982년 16.8%, 1990년 16.0%, 2000년 12.6%, 2010년 18.2%, 2016년 16.0%로서, 그 비중에서 큰 변동이 없었기에 얼핏 보면 기초연구비가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의 총연구개발비가 매년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한 것을 감안한다면, 기초연구비 역시 매년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 규모 또한 매년 대폭 확대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4. 거대과학(Big Science)의 발전 및 대형 연구시설의 구축


한국의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거대과학 및 대형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 역시 크게 확대되었다. 먼저, 한국을 대표하는 거대과학인 원자력에서는 원자력발전소가 그 핵심이다. 1978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기 이후, 2017년 현재 24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5기가 건설 중이고 1기는 영구 정지되었다. 이 과정에서 선진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원자력발전 기술의 자립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1995년까지 원자력 발전소 건설기술의 95%까지를 국산화할 수 있었다. 따라서 국내 기술진의 책임 아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고, 또 설계기술의 자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1996년에는 “한국표준형원전”을 개발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이후 궁극적 목표인 선진국 수준의 원자력발전 기술을 달성하게 되었고, 또 한국형 스마트 원자로를 독자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고도화된 원자력발전 기술을 토대로 하여 2009년에는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하였고, 2015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스마트 원자로 기술을 수출하였으며, 2017년에는 아랍에미레이트에 원자력 발전소 4기를 수출하였다. 한편, 1995년에는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HANARO)”를 자체기술로 설계․건설하여 가동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7년에는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건설하여 가동 중이며, 2007년에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한국사업단이 출범하였고, 현재 이의 건설에 국제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상징적인 거대과학인 우주에서도 한국은 그동안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하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999년 지구 관측용 위성인 아리랑 1호 발사, 2006년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아리랑 2호 발사, 2009년 나로우주센터 준공, 2010년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위성 발사, 2012년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하여 상용 서브미터급 광학 영상을 제공하는 아리랑 3호 발사, 2013년 레이더 영상을 제공하여 전천후 지상관측이 가능한 아리랑 5호 발사, 2015년 세계 최초로 고해상도 중적외선 영상을 제공하는 아리랑 3A호 발사, 2018년 고품질의 기상데이터를 제공하는 천리안 2A호 발사 등 대단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13년 100kg급 위성을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I) 발사에 성공하였다. 이는 2009년 1차 발사와 2010년 2차 발사 실패 이후 3차 발사에서 성공한 것이었다. 그리고 2018년에 누리호 시험발사체의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한국도 우주 발사국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로켓 분야에서는 1993년 1단형 소형 과학로켓(KSR-I) 개발과 1998년 2단형 중형 과학로켓(KSR-II) 개발에 성공하여 발사체 고체로켓 기초기술을 획득하였다. 또 2002년에는 한국 최초로 액체추진 과학로켓(KSR-III)을 개발하여 발사 시험에 성공하였다. 한편, 우주과학 실험과 위성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과학기술위성분야에서는 1998년부터 개발한 과학기술위성 1호를 2003년 발사에 성공하였고, 2002년부터 개발한 과학기술위성 2호는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 발사를 시도하여 실패하였지만, 2013년 150kg급의 과학기술위성 3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한국형 발사체, 정지궤도 복합위성 개발, 아리랑 6호, 7호 위성 개발, 달 탐사 등을 추진 하고 있다. 그리고, 해양에서도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다. 1988년에는 남극에 세종기지를 건설하였고, 2002년에 북극에 다산기지를 개설하였다. 또 2014년에는 추가적으로 남극에 장보고기지를 건설하였다. 한편 1991년에는 노르웨이에서 건조한 국내 최초의 종합해양조사선인 온누리호(1,422톤)를 취항시켰고, 2006년에는 심해 무인잠수정인 해미래를 개발하였으며, 2009년에는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6,950톤)를 진수시켰고, 2016년에는 국내 최대의 종합해양연구선인 이사부호(5,900톤)를 건조하였다. 또한, 2011년에는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준공하였다.

다른 한편, 대형 연구시설의 구축에서도 많은 진전이 이루어졌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을 통해 중형 아음속 풍동, 초고전압 투과전자현미경, 방사광가속기 등 대형 또는 초대형 연구시설·장비를 지속적으로 확충 하였다. 특히, 정부 예산으로 주요 대형 연구시설의 건설 및 운영을 적극 추진하여 나노종합팹(2002년-2012년), 나노소자특화팹(2003년-2008년), 나노기술집적센터(2004년-2009년), 포항방사광가속기(1988년-1994년), 양성자 가속기(2002년-2012년), 의료용 중입자가속기(2010년-2015년), 4세대방사광가속기(2011년-2014년), 중이온가속기(2011년- ), 거대 마젤란 망원경(2009년- ) 등을 구축하였다.


 5. “국민을 위한 과학기술”의 대폭 확대


한국에서 기존에 보건·의료, 환경, 에너지, 자원, 식품, 기상, 재난안전, 국토·교통, 문화 분야에서 대규모로 연구개발 투자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국가적 주요 과제 (national agenda) 해결에 과학기술이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과학기술이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는 매우 많고 다양하다. 최근 가장 뜨겁게 논의되는 미세먼지는 물론이고 고병원성 조류 독감과 구제역, 난치병, 감염병, 성인병, 인공장기, 대기/수질 오염, 도로/건축물 등의 사회 안전, 살충제 달걀 등 생활 화학물질, 식품안전, 지진/태풍/홍수 등 자연재해, 녹조/적조 등 환경오염, 폐기물 처리, 환경 호르몬, 범죄/보안/사이버 등 사회 안전, 소외계층과 노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등 과학기술로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무수히 많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2013년 다부처 공동사업으로 “제1차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 종합실천계획 (2014년-2018년)”을 수립함으로써 의미가 큰 진전을 이루었다. 이 계획에서는 “사회 속의 과학기술, 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건강, 환경, 문화, 생활안전, 재난재해, 에너지, 주거·교통, 가족, 교육, 사회통합의 10대 분야에서 30개 사회문제 영역을 검토하여 각 분야별 중기 전략로드맵을 수립하였다. 또 이를 바탕으로 10대 실천과제인 1. 모바일 결제사기 대응 및 빅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2. 유해물질 및 위·변조로부터 안전한 먹거리, 3. 녹조로부터 안전한 상수 공급, 4. 방사능피해 예측·저감 기반 구축, 5. 감염병 위기로부터 조기감시 및 대응기반 확보, 6. 심뇌혈관질환(심근경색, 뇌졸중 등) 예방과 극복, 7. 환경호르몬 통합 위해관리 및 대체소재 개발, 8. 음식물쓰레기 수거·처리 개선, 9. 스마트신호운영시스템 개발·구축, 10. 건강·안전 피해유발 기상 관측·예측·대응 기술개발을 발굴하였다.

이어서, 제1차 종합계획의 시행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2018년 6월 범부처 종합계획으로서 “제2차 과학기술 기반 국민생활(사회) 문제해결 종합계획(2018년-2022년)”을 수립하였다. 제2차 종합계획은 그 비전으로서 “과학기술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문제해결을 통한 국민행복 실현에 기여: 과학기술로 사회문제 Down ! 국민행복 Up !”을 설정하였다. 또 이 계획에서는 1차 종합계획의 30개 사회문제 영역에 미세먼지, 지진, 소방안전 등 심각성과 시급성 측면에서 국민 체감도가 높은 신규 10개 사회문제 영역을 추가하여 사회문제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연구개발사업의 범위를 실증단계까지 의무화하고 부처 간 종합적인 연계 조정이 가능한 추진체계를 만들어 실질적 문제해결과 정책의 추진동력을 강화하였다. 이 계획에서는 10대 추진과제로서 1. ‘국민생활(사회)문제해결 민관협의회’ 상설화 및 범정부 정책연계 강화, 2.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사업 체계 개편 및 투자 강화, 3. 사회문제 긴급대응 연구사업 추진, 4. 다부처 연구개발사업 전주기 맞춤형 컨설팅 추진, 5. 수요자 참여형 네트워크 구축 지원, 6. 개방형 온라인플랫폼 구축·운영, 7. 사회문제 해결경험 공유 및 학습기반 강화, 8. 사회문제과학기술정책센터 운영, 9. 사회혁신과의 결합으로 과학기술의 사회적 역할 확대, 10. 대국민 성과체험 강화 및 문제해결 우수성과의 확산을 발굴하였다.


 6. “신(新)과학기술정책”의 전개: 21세기 과학기술강국 실현


현재까지 이루어진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과정을 에스(S)-커브로 표시하면,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S₁(개도국 모습), S₂(중진국 모습), S₃(선진국 모습)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은 1980년대 중반에 다행스럽게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S₁에서 S₂로의 1차 절벽을 비교적 용이하게 넘는데 성공하였다. 한편, 현재의 한국 과학기술은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선진국에 비하여 평균적으로 75점짜리에 도달하였다. 또 현재의 한국 경제·산업·사회 역시 평균적으로 75점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모두를 100점짜리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과학기술을 100점짜리로 선행적으로 끌어올려야만 하며, 이를 통해 경제·산업·사회를 100점짜리로 끌어 올려야 한다. 또 완전한 S₃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정부 연구개발사업의 선도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즉, 향후 정부 연구개발사업들은 현재 75점짜리인 과학기술을 100점짜리인 과학기술로 끌어올리는 데에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한편, 21세기 새로운 한국 과학기술을 설계함에 있어 어느 범위와 어느 수준까지를 달성하겠다고 욕심을 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재창조(reset)의 출발점이다. 즉 등정 목표가 뒷동산이냐, 북한산이냐, 백두산이냐, 에베레스트이냐에
따라 내용·시스템·방식·기준이 전혀 다르다. 한국 과학기술자의 대다수가 백두산 그리고 상당수는 에베레스트를
목표로 삼아야 하는데, 혹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뒷동산 내지는 북한산을 목표로 함에 머물며 만족하는 것은 아닌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러면, 21세기 한국 과학기술이 맡아야 할 가장 중요한 국가적 임무는 무엇인가? 한국에게
가장 절박한 국가적 과제는 5천만 국민이 대단히 좁은 국토에서 온갖 시련들을 극복하고 선진국이자 강대국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과학기술의 역사적 소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한국이 21
세기에 일류강국을 달성하는 것을 최선두에서 선행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이와 같은 신(新)과학기술정책은 어떠한 핵심역량들을 지향해야 하는가? (1) 정책 담당자가 수행해야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과학기술정책의 핵심과제에서 그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한국이 나아가야할 좌표를 올바르게 설정
하며, 한국이 실행해야 할 최적의 해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한국에서 대두된 핵심과제들인 제4차 산업
혁명,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유경제, 블록체인 등에서 과학기술 측면에서 담당해야 할 해답을 명쾌하게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만 잘하면 마치 과학기술정책을 가장 잘 수행하는 것이라는 편향된
시각이 지배적이다. (2) 한국은 그동안 KIST, KAIST, 대덕연구단지, 선도기술개발사업 등 한국 고유의 연구개발
방식과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선진국 따라잡기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과거의 자산과 시스템은
더 이상 한국의 강점자산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과학기술 선진국인 한국 특유의 강점자산(unique asset)을 새롭게
만들어내어야만 한다. (3) 한국에서 글로벌 톱 인재들이 글로벌 톱 연구 주제를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대학은 기업이 생각하지 못하고 선진국 대학에서도 생각하지 못하는 돌파형 연구에 몰입해야 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공기술 메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기업은 글로벌 기업들이 만든 시장에
편입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가르쳐주지 않는 독특한 기술을 가진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4) 한국 대학
들에서 양성되는 박사들이 어떠한 세계적인 전문기술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세계시장을 뒤흔들 수 있어야 한다.
또, 세분화된 한국의 전략적 영역별로 독창성과 수월성을 갖고 있는 임계규모의 세계적인 연구자 그룹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종합하여, 21세기에 완전한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틀로의 재창조가 매우 시급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시각, 시스템, 방식의 신(新)과학기술정책으로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또한, 이렇게 어렵고 힘든 과제
들을 앞장서서 이끌어 나갈 과학기술계 개혁주도 그룹이 필수적이며, 이는 결국 과학기술계 리더들의 몫이다. 나아가,
새로운 차원의 한국 과학기술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작은 그림과 작은 이익에의 안주에서 벗어나 한국 과학기술의
마지막 단계를 완성한다는 사명감과 소명의식으로 똘똘 뭉친 과학기술계의 일체감이 형성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