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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 클러스터로 가는 길

제12회 홍릉포럼 리뷰


지난 11월 7일, 서울시립대학교(이하 시립대)에서 “혁신성장을 위한 홍릉 클러스터 구축 방안”이라는 주제로 제12회 홍릉포럼(이사장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개최되었다. 2012년 출범한 홍릉포럼은 매경미디어그룹 장대환 회장을 거쳐 김명자 회장의 홍릉포럼 이사장 취임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홍릉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논의해 왔다. 특히, 올해에는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 설립 등 홍릉 활성화 계획의 본격적인 정부사업화 추진을 위한 방안을 다루었다. 이번에 개최된 12회 포럼에서는 어떤 내용을 다루었는지 살펴본다.





김명자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성공적이고 지속가능한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서는 기업(産), 대학•연구소(學), 정부(官)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혁신 창출을 의미하는 3중나선(triple helix) 모델을 넘어 시민사회 참여와 환경 보호까지 고려하는 5중나선(quintuple helix)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립대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박원순 시장은 홍릉에 밀집한 주요 연구 기관과 대학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홍릉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테마로 작년 10월 서울 바이오허브를 개관했다 말하며, 5중나선 모델 적용을 통한 클러스터 구상을 더욱 보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덧붙였다. 민병두 의원, 유승희 의원 역시 홍릉이 보유한 클러스터링 역량을 언급하며, BDAI(빅데이터+인공지능) 기술역량 개발과 우수인재 육성을 당부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두 가지 발제가 이루어졌다. 먼저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의 윤석진 추진단장(KIST 부원장)이 “홍릉 혁신생태계 조성 추진전략”을 발표하였으며, 다음으로 남진 기획처장이 “홍릉•청량리 멀티버스 허브(Multiverse-Hub) 구축전략”을 제시했다.


윤석진 추진단장은 홍릉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혁신생태계 정착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홍릉의 우수한 연구•교육역량에 산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첨단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이다. 바이오 기초•원천연구 결과가 대학병원의 임상을 거쳐 기업으로 이전되는 H-TRAIN 사업과 같은 홍릉형 R&DB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 강소특구 제도를 활용한 규제 샌드박스를 홍릉에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잘 운용되기 위한 “혁신 인프라 구축”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유지 활용, 건축가능면적 조정 등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추진단은 국토부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릉이 보유한 과학•문화•예술 등 다학제 역량을 활용한 “융합형 인적자원 양성”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남진 처장은 홍릉 지역의 발전을 위해 광역교통망을 연계할 것을 강조하면서 청량리역을 통한 외연 확장 전략을 발표했다. 서울시의 2030 서울플랜 중 동북권 발전방향, GTX 노선 변경 계획이라는 환경조건을 바탕으로 청량리역 정비창 및 주변부지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스위스 CERN과 같은 국제적 수준의 연구소 또는 민간기업을 유치하여 혁신역량을 확보하고, 홍릉-청량리 일대 내부 교통망 활성화를 위해 대중교통 체계 등을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개인형 이동수단(Peronal Mobility, PM)을 통한 홍릉단지 내 교통인프라 구축 방안은 향후 홍릉이 미래형 친환경 혁신지구로서의 정체성을 수립해 나가는 데에 유용한 전략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 윤석진 추진단장                                         ▲ 시립대 남진 기획처장




주제발표에 이어 패널토론에는 김명자 이사장(좌장), 한훈 기재부 혁신성장정책관, 김이탁 국토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김보열 과기부 지역과학기술진흥과장, 조인동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서왕진 서울연구원 원장,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김진두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장,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최지선 로앤사이언스 대표변호사, 양승우 시립대 도시과학대학장, 윤석진 추진단장, 남진 처장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① 홍릉형 R&DB 모델 구축


홍릉이 보유한 우수한 연구•교육역량과 같이 산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기업을 유치하거나 창업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이 있을텐데, 기업을 유치하여 산업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한만큼 우선 대학이 보유한 인력의 창업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집중적인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자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이를 위한 실천적인 정책지원으로 시 차원에서의 기술개발, 연구성과확산, 금융 관련 지원이 요구되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와 홍릉포럼 회원기관들의 자발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구되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강소특구 지정을 위한 제도적인 준비가 갖추어졌다고 말하며, 특구 내에서는 모든 분야에 대해 실증특례 적용이 가능하도록 규제 샌드박스 법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전략투자 3+1 분야2)와 8대 핵심선도사업3)을 연계한 홍릉형 모델을 제시해달라 요청하였다.


2) 데이터경제•인공지능(AI)경제•수소경제 + 혁신인재양성(혁신 아카데미)
3) 바이오•헬스, 전기•자율차, 스마트팜,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드론, 핀테크, 에너지 신산업


② 혁신생태계 기반 조성


토론자들은 홍릉단지에 혁신적인 R&DB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생태계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기업가, 연구자, 주민 네트워킹을 위한 앵커시설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1950년대 미국 48개 주 중 소득 최하위권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중위권으로 끌어올린 주축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esearch Triangle Park, RTP), 스위스 제네바 근교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모두 이러한 앵커시설을 갖고 있다고 했다. CERN의 경우 R1이라 불리는 레스토랑에서 노벨상급 아이디어들이 많이 탄생한다는 예를 들며, 앵커시설의 특징은 기업가, 연구자, 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수시로 모여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발표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앵커시설을 중심으로 R&D와 산업, 그리고 도시계획 간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올해 필자가 다녀온 스웨덴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의 운영을 총괄하는 일렉트룸 재단 CEO 역시 클러스터를 조성할 때 연구•산업기능과 정주여건을 가급적 동시에 구축하라고 조언해 주었던 것과 맥락이 맞닿아 있는 부분이었다. 뒤를 이어 규제완화•세제지원 등 기업유치, 창업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사항을 선제적으로 발굴할 것, 홍릉의 활용가능 부지에 대한 관련 부처•기관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 강조되었다. 다만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지역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며, 지역의 생태계와 역사가 담긴 도시재생을 위해 기존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③ 커뮤니티 활성화


홍릉 활성화의 혜택은 연구자, 기업가 뿐만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홍릉을 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하며 이는 문화, 예술, 환경의 측면에서 폭넓은 사업들이 추진되어야 함을 의미했다. 이에 따라 홍릉 수목원, 정보화 도서관, 수림문화재단 등 홍릉이 보유한 우수 문화•예술•환경 컨텐츠와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전시회, 공연을 열자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에 대해 수림문화재단은 토론 후 이어진 자유 질의응답 시간에서 홍릉기관과 함께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전시회, 가칭 Artist’s View of Science 전시를 기획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석진 추진단장은 주제발표에서 지하철 역사(驛舍) 테마과학관 사이언스 스테이션의 운영 확대 역시 지역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과학을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말하였다.

홍릉 활성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주요 이슈 중 하나인 기관 담장 낮추기는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꼭 해결되어야 한다는 데에도 많은 이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토론자들은 천장산 둘레길과 같은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홍릉 기관들을 통과하는 이동경로가 확보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각 관련기관의 협조뿐만 아니라 기관 부지를 소유한 중앙•시 정부의 참여도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홍릉단지 내 교류 활성화를 위해 이동편의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셔틀버스 운행, 전기차 공유 시범사업 운영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으며, 특히 기획재정부는 남진 시립대 처장의 발표에서 언급됐던 PM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하였다. 서울시는 전기차 운용사업은 친환경 교통문화 정착 측면에서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로 홍릉에서 시범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향후 주차시설 등 관련 부분에서 홍릉기관이 협의에 참여해줄 것을 제안하였다.

④ 조정 총괄 거버넌스 기획

홍릉 클러스터의 미래 방향성은 상당 수준 정립되었으나 클러스터링 관련 장애물을 찾아내어 해결방안을 제시할 역량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강소특구,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중앙정부의 동의를 이끌어내야만 하는 프로젝트에 더욱 집약적인 실무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담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그리고 각 기관이 보유한 인프라가 홍릉 전체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거버넌스를 개방형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토론자들은 거버넌스는 공공과 민간 기능이 조화를 이루며 구성되고, 더 나아가 시민사회와 환경요소를 고려한 운영체계를 구현해 나갈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홍릉 연구단지는 과거 우리나라의 압축성장을 이끌어왔던 국내 최초의 연구•교육기관 집적단지였다. 5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홍릉을 혁신성장의 동력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정부, 지자체, 대학, 연구소, 재단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석진 추진단장은 이번 포럼에서 도출된 아젠다들을 중심으로 홍릉 클러스터링의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역사 속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홍릉이 한국의 미래를 새롭게 개척해 나가는 역할을 해나가는 데에 홍릉기관을 비롯한 정부,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