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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김 종 주

미래전략팀장

jongjoo@kist.re.kr


저자 소개

임 홍 택

82년생. KAIST 경영대학 석사. 2007년부터 CJ그룹의 CJ인재원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담당했다. 90년대생 신입사원, 소비자를 마주하며 받았던 충격의 경험을 토대로 쓴 연재글이 화제를 모았다.



선정 배경

얘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90년대생의 꿈이 9급 공무원이 된 지 오래다. 합격률 2퍼센트가 안 되는 공무원 시험에 수십만 명이 지원한다. 기성세대는 90년대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하곤 한다. 90년대생은 이제 조직에서는 신입사원으로, 시장에서는 트렌드를 이끄는 소비자가 되어 우리 곁에 있다. 90년생들은 알아듣기 힘든 줄임말을 남발하고, 어설프고 맥락도 없는 이야기에 열광하며, 회사와 제품에는 솔직함을 요구하고, 호구가 되기를 거부한다. 꼰대가 되지 않고 그들과 공존하며,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이해하기 어려워도 받아들여야 할 것들을 담은 책이다.


90년생의 출현

■ 그들은 왜 9급 공무원족이 되었는가

취업준비생, 즉 취준생 10명 중 4명이 공시족, 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사람들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을까? IMF 외환위기 시절 정리해고와 취업난의 직격탄을 목격했던 80년대생은 ‘자기계발’의 길을 택했다. 토익이 필수가 되고 소위 취업스펙 쌓기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취업을 통한 안정적 생활이라는 한국사회의 공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90년생들은 불확실성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선택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구조조정의 공포 없이 정년이 보장되는 공기업이나 공무원에 올인하는 전략이다.


90년생의 특징

■ 간단하거나

90년생의 생활에서 줄임말과 은어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ㅇㄱㄹㅇㅂㅂㅂㄱ이거 레알 반박불가, 빠바파리바게뜨, 인싸인사이더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 오나전완전 등 줄임말, 은어의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축약형, 초성형, 은유형, 오타형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소통의 중심이 되면서 ‘길고 복잡한 것’은 더 이상 선호되지 않는다. 인쇄물, TV, 라디오, 컴퓨터의 미디어 중 인쇄물이 가장 빠른 속도로 퇴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 길게 쓰면 스압스크롤바의 압박으로 읽히지 못한다.

■ 재미있거나

90년생의 두 번째 특징은 바로 ‘재미’. 이전 세대가 소위 삶의 목적을 추구했다면 그들은 삶의 유희를 추구한다. 대표적 사례가 기승전병. 기승전결에 ‘병맛’이라는 말이 결합된 신조어다. 병맛이란 대체로 어떤 대상이 맥락 없고 어이없음을 뜻하는 말. 대충 그린 듯한 웹툰이 인기를 끌고, 시도 때도 없이 황당한 한국어로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는 박준형god 멤버가 인기를 끄는 것이 대표적 사례. 90년생이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애드립을 칠 수 있는 능력, 즉 ‘드립력’을 자랑스러워 하는 세태에서도 드러난다. 어떤 상황에 어울리는 짧은 말이나 글로 촌철살인의 웃음을 줄 수 있느냐가 그 사람의 매력이 되는 시대다.

■ 정직하거나

90년생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일지도 모를 정직함은 기존 세대의 정직함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들의 정직함은 솔직함honest보다는 온전함Integrity에 가깝다. 90년대생은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완전무결함을 요구한다. 혈연, 지연, 학연을 적폐로 보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90년생들은 자기가 면접을 본 회사를 거꾸로 평가하기를 서슴지 않고, 부실한 강의, 부당한 업무 지시에 분노한다. 내용물 대신 질소를 가득 채운 과자가 조롱의 대상이 되는 시대, 90년생에게는 정직함과 솔직함이 최우선의 도덕적 기준이 되고 있다.


<90년생이 온다> 속 흥미로운 통계들

· 안정적인 직업이 최고야

만13~18세 청소년의 직업선택기준은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줄곧 ‘능력’과 ‘적성’이 1, 2위였다. 다음 우선순위를 차지했던 ‘경제적 수입’은 최근 ‘안정성’에 자리를 내줬다. ‘안정성’을 1순위로 꼽은 청소년은 2012년 5.5%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13.6%로 증가했다.

· 90년생들이 가장 원하는 직업은

교육부 조사(대학 진로교육 현황조사, 2017)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일자리 1순위는 공무원 및 교수(23.6%), 2순위는 공공기관 및 공기업(20.0%)였다. 의외로 대기업(19.8%), 중소기업(18.6%)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단 이 통계는 희망 일자리의 순위를 기입하는 방식으로 공무원/공공기관의 실제 순위는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 대학 진학은 이제 선택

국내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2016년 69.8%를 기록, 70%의 벽이 깨졌다. 2008년 84% 대비 14%p 감소한 수치다.

· 워라밸은 90년생이 외치기 시작한 말은 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7년 실시한 설문 결과 ‘직장 생활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는 질문에서 급여, 고용 안정성, 승진을 뒤로 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이 1위로 꼽혔다. 워라밸은 벌써 10년도 넘은 개념인 셈.

·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App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은 유튜브로 총 사용시간이 257억분에 달했다(2016년 3월부터 2018년 9월). 즉 한달에 70분씩 유튜브를 본다는 이야기다. 카카오톡과 네이버가 2, 3위를 차지했다.

· 스타벅스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

스타벅스의 2017년 매출액은 1조2,634억원이다. 반면 2~6위의 5개 회사(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커피빈, 엔제리너스, 할리스커피)의 매출을 합쳐도 8,200억원에 불과하다. 90년생은 자신이 원하는 동영상을 볼 때에도 광고 건너띄기에 여념이 없다. 시간을 들여 볼 것을 강요하는 광고는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다. 스타벅스는 타 업체와 달리 광고를 하지않고 그 비용을 브랜드관리에 쓴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