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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 공부

김 종 주

미래전략팀장

jongjoo@kist.re.kr



“나의 생은 헛돈 게 아닌가 하니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스스로에게
그 빚을 갚고자 한다.
지금부터 마지막까지
마음을 다스리는데 온 힘을 다함으로써,
그간의 공부를
<심경>으로 매듭짓고자 한다.
아, 능히 실천할 수 있을까!”

– 다산 정약용




저자 소개

조 윤 제

경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 마케팅실에서 근무. 이후 출판계 입문 후 고전(古典)전문가로 활약 중. <논어 천재가 된 홍팀장>, <적을 만들지 않는 고전 공부의 힘>,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등이 대표 저서

선정 배경

이황과 정약용이 학문의 마지막에 맞닥뜨린 경지는 마음공부였다. 유교경전의 끝판왕 심경心經의 37 구절을 엮은 이 책은 고전 열풍이 몰아닥친 한국의 지식인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

<다산의 마지막 공부>에 대한 짤막한 사실

□ 정약용이 쓰거나, 정약용의 삶에 대해 다룬 책이 아니다

심경心經은 제목 그대로 마음에 대해 다룬 유교경전으로 편찬자는 송나라대 학자인 진덕수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사서삼경을 비롯, 유교경전의 내용 중 마음을 다룬 구절들을 엮어 정리한 심경을 다시 정리한 해설서이다.


□ 심경心經은 어떤 책인가?

진덕수의 대표작으로 <대학연의>(大學衍義, 중용·논어·맹자와 함께 사서로 꼽히는 대학과는 다른 책)가 꼽히는데 이 책은 황제에게 통치철학을 간하는 책으로 조선 건국의 바탕이 되었고 세종대왕이 충녕대군시절 몰래 백번 이상 읽었다고 한다. 심경은 그 대척점에서 선비들의 마음 수양을 위해 정리한 책.


□ 심경心經이 낯선 경전인 이유

조선시대 선비들의 필독서였다는데, 사서삼경은 들어봤어도 심경은 낯설다. 저자는 19세기말 이후 일제 지배, 한국전쟁, 급격한 국가 재건의 과정을 지나 민주화에 이르는 가쁜 역사 속에서 ‘마음을 돌아보며 지나온 길을 반추하자’는 심경의 주제가 우리에게 배부른 사치였을 것이라 주장한다. 일제강점기 시대 상하이의 독립운동가들이 심경을 주문하면 ‘반야심경’이 와서 난감해 했다고도.


□ 심경心經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사서삼경의 핵심은 유교사상의 꽃인 인의예지仁義禮智라고 할 수 있다. 심경의 핵심사상은 바로 그 유명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인데, 이 말은 사서四書 중 하나인 대학大學의 유명한 구절이기도 하다.


□ 주역周易은 점보는 책?

주역은 흔히 점술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관한 책으로 ‘주나라의 역’을 줄인 말이다. 역易이 바뀌다라는 뜻을 가져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경전으로 오해받아 미신에 활용되고 있다.


되새겨봄직한 구절들

□ 선한 본성을 이루는 네 요소

맹자는 사람의 선한 본성 넷을 말했는데 이를 네 실마리, 사단四端이라 했다. 불쌍히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잘못을 미워하고 부끄러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하고 예를 지키는 사양지심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가리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 그것으로, 이것이 겉으로 드러나면 인의예지이다.


□ 당당함은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에서 나온다.

공자가 편찬한 시경詩經에서 지도자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으로 소개된 구절. 불하유건不遐有愆[허물을 짓지 않을까 삼가라], 신독愼獨[혼자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남이 없이 언행을 삼가라]이 유명한 구절이다.
그런데 정약용은 홀로 있을 때 신중히 하라는 신독을 단순한 장소의 개념으로 보지 않았다. 혼자 있는 곳에서 행동을 삼갈 것이 아니라 혼자 아는 일에서 신중을 다해 삼가는 것이 올바른 신독이라고 본 것. 실학자의 면모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 공자가 주역을 공부하는 방법

<사기>의 <공자세가>편에는 위편삼절韋編三絶, 즉 책을 묶고 있는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진다는 뜻의 사자성어가 실려 있다. 공자가 학문에 얼마나 열정적이었나를 보여주는 예로 많이 인용된다. 그런데 공자가 그렇게 열심히 읽은 책은 바로 주역이었다.
특히 공자는 주역의 64괘 중 첫 번째 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지혜와 철학적 함의를 남겨 오늘날에도 많이 쓰이는 관용어구가 되었다.


□ 심경心經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사서삼경의 핵심은 유교사상의 꽃인 인의예지仁義禮智라고 할 수 있다. 심경의 핵심사상은 바로 그 유명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인데, 이 말은 사서四書 중 하나인 대학大學의 유명한 구절이기도 하다.


□ 주역周易은 점보는 책?

주역은 흔히 점술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관한 책으로 ‘주나라의 역’을 줄인 말이다. 역易이 바뀌다라는 뜻을 가져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경전으로 오해받아 미신에 활용되고 있다.

잠룡물용潛龍勿用 : 큰 인물이나 아직 드러낼 정도는 아니니 섣불리 나서지 말라

비룡재천飛龍在天 : 용이 기회를 얻어 큰 일을 할 때가 왔다

항룡유회亢龍有懷 : 너무 높이 날아올라 땅에서 멀어지면 독선과 오만에 사로잡힌다.

군룡무수群龍無首 : 용들이 남들보다 높아지려는 마음을 버리고 온유해야 길하다.


□ 이상에 취하지 말고 일상에 몰두하라

거피취차去彼取此, <다산의 마지막 공부> 두번째 장의 제목이기도 하다. 아무리 옳은 길을 가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일상에 몰두하라는 가르침은 얼핏 ‘본능에 충실하자’, ‘카르페 디엠’, ‘YOLO’ 등 요즘 유행하는 말과 맞닿은 것처럼 보인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라틴어로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쓴 농사에 관한 시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시의 마지막 구절 ‘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는 오늘을 내일의 걱정으로 고민하지도 말고, 내일의 희망만을 믿고 오늘을 희생하지도 말라는 의미이다.


□ 절실하게 묻고 가까이 생각하라

절문근사切問近思, 공자가 아낀 제자 자하가 공부하는 자세를 일컫은 말로 논어論語에 실려 있다. 간절한 자세로 배움을 구하고 일상적인 삶에서부터 실천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주자는 중년에 접어들면서 학문의 기초를 중시했다. “모든 일은 이치를 파고드는 데 있다(궁리窮理). 이치가 밝지 않으면 아무리 지키려 해도 헛될 뿐이니, 모름지기 먼저 치지致知한 후에 함양涵養해야 한다. 이치를 알고 나서 덕을 기르는데 힘을 쏟으라는 의미로 유학자들의 자세를 알 수 있는 부분.